■ 절 – 2
인터넷에 올라있는 글로 좋은 내용의 글이기에 복사하여 올립니다.
◈ 유가의 절
중국의 절은 유교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므로 이것을 유가(儒家)의 절이라고 할 수 있다. 유교 특히 주자학을 지도이념으로 수용하면서부터 조선시대에는 유가의 절을 설명한 『가례』는 일상생활의 예절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의 절에 관한 문헌들은 『주자가례』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정구(鄭逑)의 『오선생예설분류(五先生禮說分類)』 중의 「잡례(雜禮)」, 김장생(金長生)의 『가례집람(家禮輯覽)』 중의 「도설(圖說)」, 유장원(柳長源)의 『상변통고(常變通攷)』 중의 「통례(通禮)」·「거가잡의(居家雜儀)」, 손여제(孫汝濟)의 『예서유편(禮書類編)』 중의 「거가잡의」, 김재홍(金在洪)의 『상변축사유집(常變祝辭類輯)』 중의 「거가잡의」, 이익(李瀷)의 『성호사설유선(星湖僿說類選)』 중의 「인사편(人事篇)」·「논예문(論禮門)」등에 절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이 밖에도 김성일(金誠一)은 『동자례(童子禮)』를 지어 어릴 적부터 절에 익숙해지도록 하기도 하였다.
이들 문헌에 나타난 설명을 중심으로 유가의 절을 그 자세에 따라 나누면, 차수(叉手)· 읍(揖)· 궤(跪)· 배(拜)의 4단계가 된다.
① 차수란 절의 첫 단계로서 손의 처리방법이다.
김장생의 『가례집람』과 김성일의 『동자례』에 따르면, 차수는 왼손으로 오른손의 엄지를 단단히 잡아 왼손의 새끼손가락이 오른손목을 향하게 하고, 오른손의 나머지 네 손가락을 편다.
왼손의 엄지를 위로 향하게 하고, 오른손으로 가슴을 덮듯이 하나 직접 가슴에 닿지 않고 두 세치 떨어지게 한다.
이익의 『성호사설유선』에는 위와 같은 설명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덧붙어 있다.
곧, 이렇게 하여 오른손의 네 손가락도 모두 곧게 펴서 집게손가락이 왼손의 바깥 손목뼈 아래에 닿도록 하여 네 손가락이 밖으로 향하도록 힘을 준다.
왼손의 집게손가락은 또한 오른손의 손목뼈에 닿도록 하여 네 손가락이 안을 향해 거두어지도록 한다.
양손의 엄지손가락은 엇물려 단단히 힘을 주어서 서로 의지해 풀어지지 않도록 한다.
② 읍에 대해 김장생의 『가례집람』 중의 「지읍도(祗揖圖)」에는 「사림광기(事林廣記)」를 인용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읍을 할 때에는 다리를 조금 벌려 편안하게 선다. 몸을 굽혀 허리를 낮추고 눈은 자기의 신발코를 보며 위의를 갖추어 아름답게 보이도록 한다.
손은 거의 무릎에 닿도록 하나 어쩔 수 없을 때에는 양 무릎 사이에 넣도록 한다.
어른 앞에서 읍을 할 때에는 손은 무릎 아래로 내린다. 읍이 끝나면 적당한 때 몸을 일으켜 손은 차수한 채 가슴 앞에 둔다.
어쩔 수 없을 때에는 소매 밖으로 엄지손가락을 내놓도록 한다.
이것을 선례(鮮禮)라고 하는데, 어른을 뵐 때 하는 예가 아니다.”
그리고 같은 책의 「읍례도(揖禮圖)」에는 읍의 종류를 상례·중례·하례로 갈라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상례는 지위가 낮은 사람이 어깨를 낮추어 몸을 굽히고 손을 가지런히 모아서 눈밑까지 올려 최상의 존경을 표하는 것인데, 이 때 읍을 받는 사람은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간에 답을 하지 않는다.
중례는 지위가 낮은 사람이 몸을 굽히고 손을 모아 입까지 들어서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하례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 손을 가지런히 하고 가슴까지 올려서 답례하는 것이다.
③ 궤는 『동자례』에 따르면 머리를 낮추고 손을 마주잡고 편안한 자세로 양 무릎을 아래로 내린다.
허리는 곧게 세워 쭈그리지 않도록 하여 꿇어앉는다.
등은 조금 굽혀 공경을 표시한다.
이 궤는 절의 한 절차일 뿐만 아니라 어린 사람이 어른을 모시는 일상예절이기도 하였다.
④ 배는 갈래가 많고 복잡하다.
『주례』의 대축(大祝)에는 절의 종류를 9가지로 가르고, 그 중 4가지는 정배(正拜)이며, 나머지 5가지는 정배에 따라서 행한다고 그 소(疏)에 설명되어 있다.
남자의 정배는 계수(稽首)· 돈수· 공수(空首)의 세 가지가 있고, 부인의 정배는 숙배(肅拜)라고 하였다.
이 밖에 진동(振動)· 길배(吉拜)· 흉배(凶拜)· 보배(褒拜)는 계수에 따르고 기배(奇拜)는 공수에 따른다.
정배 중 공수는 1배(拜)이고, 나머지는 모두 2배이다.
숙배는 재읍(再揖)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