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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기제사

녹전 이이록 2022. 11. 17. 08:26

부모님 기제사

 

아래와 같은 문의에 올린 소견입니다.

 

[어머님 기제사와 아버님 기제사를 하나로 합쳐서 3월 첫 일요일에 기제사(?)를 모셨다.

 

명절 제사 2. 기제사 2회 등 연 4회의 제사를 *아버님, 어머님 기제사 2회를 한데 묶어 1회로 하여 연 3회 제사를 모시기로 하였다.

 

며느리의 고생과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아버님과 어머님 기일은 없애버리고 새롭게 3월 첫 일요일로 날을 잡아 직장 등 일로 지장을 주지 않는 날 모두 참석할 수 있게끔 하였다. 제사 음식도 부모님 좋아하는 음식, 제사 드린 후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귤. 딸기. 키위도 올리고 갈비찜. 도토리 묵. 더덕도 올렸다.]

 

소견)

 

글을 읽어보고 댓글 올리는 난이 있기에 소견)을 드립니다.

 

합제사와 기제사가 무엇인지를 아시지요?

 

기제사는 기제사이고 합제사는 합제사입니다.

 

아버님과 어머님 두 번의 기제사를 하나로 묶어 합제사로 하여 모시는 경우는 없습니다.

 

기제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을 기일로 하고 기일 내에 제사상을 차려 제사를 모십니다.

 

그러나 기제사 모시는 분을 부부별로 조손별로 어떤 방법으로든 하나를 묶어 합제사로 모실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제사 대상자(4대 봉사를 3대나 2대봉사로)의 봉사대수를 줄여 묘제로 옮겨 합제사 로는 모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기제사는 나의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등 4대까지 돌아가신 날 즉 기일(忌日) 새벽이나 이 날 오후 밤에 모시는 것이 기제사입니다.

 

축문에 휘일부림(諱日復臨)이라 하여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라고 하니 기일이란 고인이 돌아가신 날을 말하는 것이니 새벽 오전 0시 이후부터 이날 오후 12시까지가 기일입니다.

 

본디 합제사는 선영의 묘소에서 낮에 5대조 이상 윗대 조상님들의 신위를 모시고 올리는 제사가 합제사입니다.

 

설날과 추석 차례 때 기제사 대상자의 신위를 모시고 단잔무축(單盞無祝)으로 기제사의 형식과는 다르게 줄여서 차례를 모시는 것도 합제사 형식입니다.

 

이렇게 선영의 묘제와 설. 추석 때의 차례 모시는 합제사를 보고 기제사도 부부합제. 조손합제로 해도 되는 것으로 알고 아버님과 어머님 기일도 없애버리고 3월 첫 일요일로 새로운 제사 일을 잡아 제사를 모신 것 같습니다.

 

조부모님 이상 기제사는 묘제로 옮기고 부모님 기제사는 그대로 기일에 모시는 것이 바른 제사 예절이 아닐까요?

 

산 사람은 가족 중 태어난 날을 생일로 하여 이 날 케잌을 자르고 축하노래도 부르고 선물도 합니다.

 

죽은 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아가셨지만 아버님과 어머님이 누구입니까?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입니다.

 

살아생전에는 부모님 은혜를 모든 것이 모자라 제대로 갚지 못하였으니 돌아가신 후라도 효를 다하기 위해서 각각의 기일에 제사라도 모셔 생전의 불효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도리를 다하기 위하여 기제사를 모시는 것입니다.

 

기일에 제사를 제대로 모시지 않는 것은 기제사가 아닙니다.

 

아버님과 어머님의 기제사는 각각 따로 모셔야지 이를 합쳐 부부합제로 하는 일은 잘못된 합제사 입니다.

 

큰 집안에서는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등 4대 봉사를 모시고 그보다 작은 집안에서는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등 3대 봉사로 모시거나 조부모와 부모 등 2대 봉사로 모시기도 하고 부모님 1대 봉사로 기제사를 모시기도 합니다.

 

윗대 어른들이 다듬어 행해 온 제사 관습이 산업화의 영향으로 온갖 사회문제, 가정불화 문제 등으로 비화하자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기제사를 한데 묶어 부부합제, 조손합제 등 변례로 바꾸어 지금까지 없었던 제사문화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