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제사를 합제사로 하여 모신다?
앞으로는 제사가 없어질 것 같이 말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사를 모시지 않는다는 글이 몇 편 올라오니 그런 경향이 많아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하는 말입니다.
기제사를 합제사로 하여 부부별 합제. 조손간 공동합제 등으로 제사를 모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글을 올리는 분이 있는 것을 보면 합제가 대세를 이루는 것으로 곡해하기 쉽습니다.
기제사로 모시는 조상님들을 부부합제. 조손공동합제로 묶어 제사를 모시다니오?
차라리 제사를 모시지 말지 여태껏 제사 방법에는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 기제사를 합제사로 바꾸어 모시고 있다고 자랑이 아닌 자랑을 하고 있습니다.
기제사가 무엇인지 합제사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마음대로 제사형태를 바꾼 것입니다.
기제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 즉 기일 밤중에 제사를 모시는 것이고 합제사는 설. 추석 아침에 기제사 대상 신위를 모시고 차례를 모시는 경우와 5대조 이상 윗대 조상님들을 묘소에서 묘제로 지내는 제사가 합제사입니다.
아래와 같이 합제로 모시는 것을 보고 기제사를 부부별합제. 조손공동합제로 제사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설과 추석 때에 기제사 대상자를 합제로 ‘단잔무축(單盞無祝- 한 잔의 술만 올리고 축문이 없다.)’으로 모시거나, 5대조 이상 조상님을 묘소에서 묘제로 합제사로 모시고, 성균관 대성전에 모신 공자 등 여러 성현. 우리나라 동국 18현을 합제로 모시는 것 보고, 종묘에서 지내는 여러 왕들의 합제사를 보고 기제사도 편리하게 하나로 묶어 제사를 모셔도 되는가보다 하고 합제로 하는 모양입니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제사를 제대로 모시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다하기 전에 제사가 없어질까요?
이어온 관습이 제사 모시기 싫은 몇 사람에 의해 사라질까요?
물론 불평. 불만족스런 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인류 발생 태초부터 인간은 천재지변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좋은 날을 택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뒷날에는 돌아가신 조상님들의 음덕으로 나를 보호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나를 낳게 해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조상님을 기려 제사를 모시는 것입니다.
이 관습이 없어진다고요?
오늘부터 제사를 모시지 말든가 합제 형식으로 제사를 한 번 모셔 보세요.
우연찮게 교통사고라도 나고 불이라도 나는 사고를 당하면 당장 제사를 모시지 않아서 그런 변을 당했다느니 아니면 합제를 하였기 때문이라는 등 마음의 불안을 가질 것입니다.
[기제사를 여러 달과 날에 있는 것을 특정한 날 같은 시에 지내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 하세요?]
- 합제사에 대하여 위와 같은 문의를 하고 아래와 같이 답변이 올라 왔습니다.
[여러 제사를 한날로 정해 모아서 합제를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고 오래된 제사를 합제 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편리하다.]
- 물론 여러 번 제사모시는 것보다는 합제하여 한두 번으로 제사를 모시는 것이 비용. 시간. 수고가 훨씬 덜어지고 편리합니다.
위 말씀 중 '오래된 제사를 합제하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잘못된 말씀입니다.
오래된 5대조이상 조상님은 벌써 오래전부터 연1회 선영의 묘소에서 묘제로 합제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합제하려는 대상은 ‘기제사로 모시는 고조부모이하 부모까지 여덟 분의 윗대 어른들을 합제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오래된 윗대 조상님들의 제사를 합제한다는 것이 아닙니다.우리는 부모이상 고조부모까지 가정에서 밤중에 모시는 연8회의 기제사와 5대조이상 윗대 어른들을 묘소에서 묘제로 연1회 합제사로 모시고 있습니다.
거기에 설과 추석 때는 기제사 대상자 분만 ‘차례’로 제사를 모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제사문화는 오래전부터 기제사와 합제사로 나누어 모시고 있습니다.
연 8회의 기제사를 고조부와 고조모 2회의 제사를 어느 한쪽으로 얹어 1회로 묶고, 증조부와 증조모를 1회로 묶고. 조부와 조모를 1회로 묶고 부와 모의 각기 따로 모시는 제사 2회를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으로 얹어 1회로 묶어 '부부합제'로 하여 연4회 제사를 모시는 경향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조부모이하 부모까지 모두 제사를 하나로 묶어 연1회 '공동합제'로 모시는 경향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여하 간에 지금까지 연8회의 기제사를 제례 법에도 없는 '부부합제'로 묶어 연4회로 모시거나 이를 모두 묶어 '공동합제'로 연1회 제사를 모시니 편리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합제할 대상자는 기제사인 4대 봉사(고조부모 ~ 부모) 대상자입니다.
5대조 이상 윗대 조상님은 묘소에서 묘제로 모셔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합제의 대상자는 당연히 기제사 대상자인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일 것입니다.
기제사는 가정에서 4대 봉사(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3대 봉사(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2대 봉사(조부모. 부모). 1대 봉사(부모)로 모시고 있습니다.
4대 봉사는 고조부. 고조모. 증조부. 증조모. 조부. 조모. 부. 모 - 연 8회 기제사.
3대 봉사는 증조부. 증조모. 조부. 조모. 부. 모 - 연 6회 기제사.
2대 봉사는 조부. 조모. 부. 모 - 연 4회 기제사.
1대 봉사는 부. 모 - 연 2회 기제사. 각기 따로 기일에 제사를 모십니다.
여기에 5대조 이상 조상님을 합제하여 모시는 묘제 1회. 그리고 설과 추석의 차례 2회. 그리고 집안에 따라 그 밖의 절사와 생신 제사(차례) 등도 있습니다.
2대 봉사와 1대 봉사는 연 4회의 제사나 연 2회의 제사이니 자식의 도리로서 성실히 제사를 모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3대 봉사와 4대 봉사까지는 제사 모시는 횟수가 많아 현대를 살아가는 바쁜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이름이 난 유명 성씨 집안에는 4대 봉사 8회. 묘제 1회. 불천위 제사. 설, 추석명절 차례 2회. 한식 절사 등을 합쳐 연 12회에서 16회의 제사와 차례를 모시는 집안도 있습니다.
이 많은 제사에 번거로움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하니까 이 중 기제사를 변례로 새로 만들어 세수별 ‘부부합제’나 2대. 3대. 4대의 조손간 ‘공동합제’로 모시는 방법으로 제사 문화가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의 반복이지만 아마 옛날 궁중에서의 종묘제례. 집안의 묘제. 설, 추석차례. 한식 절사 때 조상님들을 '합제'로 모시는 것을 보고 ‘기제사도 이에 따라 합제로 모시면 된다.’ 라고 생각하여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를 부부별로 묶어 각 2회 제사를 1회로 줄여 모시거나 조손간 공동합제로 모시는 것 같습니다.
이 기제사를 합제로 모시는 것은 후손으로서 행하는 예도 아니고 도리도 아닌 것입니다.
기제사를 이런 변례인 부부합제. 공동합제의 경우가 아닌 봉사대수를 줄여 제사를 모시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바를 것입니다.
4대 봉사의 경우 2대 봉사로 봉사대수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고조부모와 증조부모의 기제사를 줄여 묘제(墓祭. 묘사墓祀)로 모시고 조부모와 부모의 제사만을 따로 모시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2대 봉사는 1973년도에 제정된 ‘가정의례 준칙’에서 권장하는 제사 방법입니다.
조부모 제사 모시는 것도 사정상 어렵다면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1대 봉사만 모시고 조부모 제사부터는 묘제로 모시면 될 것입니다.
왜 꼭 어머니 기제사를 아버지 제사 일에 묶어 어머니 기제사를 없애는 방법을 취해야 하는지요? 그 반대이든가...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얼마나 서운해 하시겠습니까?
자신을 길러주신 어머니 기일을 아버지 기일에 합쳐 한 번의 제사로 모셔야 되겠습니까?
지금까지 없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제사를 하나로 묶어 제사를 모시는 것보다는 봉사대수를 줄여 제사횟수를 줄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기제사에서 봉사대수를 줄이는 방법과 부부합제. 공동합제로 하는 것 중 어느 방법이 옳은 지를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기제사를 부부합제. 공동합제로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제사 방법입니다.
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