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부, 조모 제사 합치기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합해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할아버진 음력 11월. 할머닌 음력 4월입니다.
제사를 합치면 할아버지 제사에 해야 하나요?
합치기 전에 조상님께 어떻게 고해야 하나요?]
△ C
어차피 다 마음 아니겠습니까?
편하신 날로 합치시고 마음으로 정성껏 모시면 되겠지요.
특별한 의식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소견) 이이록
*위와 같이 인터넷에 올라 있는 문답으로 아래의 소견)은 답변으로 올린 글이 아니고 본 블로그에만 올린 글입니다.
[할아버진 음력 11월. 할머닌 음력 4월이 제사일입니다.
제사를 합치려는데 할아버지 제사에 할머니 제사를 합쳐야 하나요?‘]
- 할아버지 제사일에 할머니 제사를 하나로 묶든가 할머니 제사에 할아버지 제사를 하나로 묶어 연 2회의 기제사를 연 1회로 제사를 모시려고 하는데 대한 문의 입니다.
산업사회의 발달로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시간에 쫓겨서 근래에 새로운 제사 문화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의견으로는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합치지 말고 따로 모시는 것을 권합니다.
가족의 생일 날, 개개인 생일에 식사도 같이 하고 축하 케익도 자르고 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조그만 폭죽을 터트리며 생일을 축하해 줍니다.
산 사람에게 이렇게 생일축하를 해주고 부부의 결혼기념일에도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고 부부가 오붓이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기일 제사를 바쁘고 번거롭다는 생각에 할아버지 기일에 할머니 제사를 함께 묶어 한번에 모시고 할머니 기일에 할아버지 제사를 한번으로 묶어 제사를 모시려는 것이 도리에 맞는 일인지를 묻고 싶습니다.
이렇게 두 분 제사를 하나로 묶어 제사를 모시는 것이 근래의 기제사 모시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좀 더 숙고해 보아야 할 문제이고 후손된 도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4대봉사시는 8번의 기제사에 묘제 2번(봄- 기제사 대상. 가을- 5대조이상), 명절 차례 2회 등 총 12번의 제사에 불천위 제사. 기타 속절에 모시는 제사나 차례 등 12회 이상 제사를 모시는 집안도 있습니다.
솔직히 연 10회 이상의 제사는 너무 힘이 들고 고생스럽습니다.
이런 불편함을 덜고 편해지자고 종전에 없었던 방법을 동원하여 고조부. 모 2회의 제사를 묶어서 1회. 증조부. 모 2회의 제사를 묶어서 1회. 조부. 모 2회의 제사를 묶어서 1회. 심지어 부. 모 2회의 제사를 묶어서 1회로 하여 8회의 제사를 4회로 줄여 제사를 모시는 편법을 사용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그러나 이런 변칙적이고 도리가 아닌 제사 모시는 방법보다는 고조부. 모와 증조부. 모의 기제사를 세일사(묘제)로 모시고 가정의례 준칙의 2대봉사인 조부. 모와 부. 모 제사를 각기 따로 돌아가신 날에 모시는 것이 오히려 도리에 맞을 것 같습니다.
즉 부부별 합제나 조손별 합제로 하나로 묶어 변례로 제사횟수를 줄여 제사를 모시는 것 보다 4대 봉사를 집안 형편에 따라 2대봉사나 1대봉사로 모시면 전해오는 관습에 따라 제사를 모시는 것이라 별 잘못이 없을 것입니다.
본인. 부인. 아들. 딸의 생일은 따로 찾아 축하해 주면서 조부. 모와 부. 모의 기일을 한데 묶어 제사를 각기 1번으로 모신다는 것은 후손된 도리가 아닙니다.
4대 봉사를 2대 봉사로 하고 조부와 조모, 부와 모의 기제사를 각기 따로 모시는 것이 조상님 혼령의 노함도 없을 것이고 후손의 잘못을 꾸짖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부부별, 조손별 합제인 변칙적인 방법으로 제사를 모시다가 혹 집안에 큰 우환이라도 들면 모시던 제사를 모시지 않아 그렇다는 등 뒷말이 많기 때문에 이런 근심. 걱정으로부터 마음의 불안을 느끼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제사를 모셔야 할 것입니다.
집안마다 다르게 연 2~10여회 모시는 제사를 조금은 편리하고 수고를 덜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제사상에 올리는 제수 장만에서 가족이 저녁 한끼 먹는기본적인 것만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제수를 줄이면서 비용도 아끼고 살림에 무리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의 가짓수도 대폭 줄이게 되어 제사 음식 만드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들 것입니다.
조. 율. 시. 이에 사과나 철 과일 정도 준비하고. 포(마른 명태 1마리). 쇠고기 전. 적 1-3편. 생선 1-3마리(제수는 장만하여 1.3.5.7.9의 양수로 제사상에 올린다니까 5.7.9는 많으니까 1. 3의 개수를 올리면 적당할 것임.)정도. 술. 떡. 메. 탕으로 간소하게 차리는 것입니다.
참례자들의 식사는 장만한 제사 음식과 평소에 먹는 밥. 국. 김치. 된장. 젓갈. 나물무침 등으로 식사를 하는 정도로 하면 일과 고생을 훨씬 덜 것입니다.
제사 음식을 해 놓아도 많이 먹지도 않습니다.
남은 음식을 참례한 분들께 싸서 들려 보내는 전례도 없애야 합니다.
조금씩 담아 보내는 것도 정이니까 들려 보내는 것인데 갖고 가서 먹으면 다행인데 먹지도 않고 음식 잔반을 쓰레기통에 넣어 버리면 이것도 도리가 아닙니다.
그만큼 제사 음식을 많이 하니까 일이 늘어나고 힘이 드는 것입니다.
일을 만들어 고되게 일을 하니까 제사 후에는 삭신이 쑤시는 것입니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가짓수의 많고 적음에 따라 제사에 성의를 보이고 효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일의 고됨을 알고 서로 위해주고 이해하는 가운데 마음을 합쳐 제사를 모셔야 합니다.
둘째 제사의 일 배정은 옛날과는 달리 남자들의 도움을 적극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제사 음식을 하는 여자 분들이 불만이 많은 이유가 남자들은 화투치고 술 먹고 놀고먹는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고 부인들의 힘 드는 일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가부장적인 태도를 갖고 '음식 만드는 것은 여자들의 일이다.' 라는 식의 사고로 일관한다면 자칫 가정의 평화를 깨드리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제사로 인하여 싸움을 하고 이혼도 불사하는 것이 요즈음의 세태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사고 차이에서 빚어지는 일입니다.
서로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힘을 합쳐야만 불만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남자 분들에게 미리 힘이 드는 일을 배정하여 도움을 얻어야 합니다.
운송(사람. 물건). 시장보기. 청소하기. 음식 만들기 보조(밤톨 깎기. 전 부치기. 그릇 씻고 닦기 등).
요즘 남자들 시큰 둥 하지 않습니다.
셋째 제사 비용은 자매형제들이 모두 공평하게 십시일반으로 내어야지요?
제사 경비에 대한 말이 많으면 형제자매들이 논의하여 약관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입니다.
약속이니까 지켜질 것입니다.
형편이 좋은 형제가 제사 비용을 좀 더 많이 내면 우애가 더욱 남 다를 것으로 좋고요.
제사 비용에 이러쿵 저러 쿵 할 경우에는 제사에 쓰인 비용을 결산하여 알려주고 남으면 내년 제사비용으로 남겨두어도 될 것입니다.
넷째 여하간 조부모. 부모의 제사는 기제사로 각기 따로 연 4회 제사를 모시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방법으로는 연 8번의 기제사를 모시는 4대 봉사를 연 4번의 제사를 모시는 2대 봉사로 줄이는 방법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가정의례 준칙’에도 나와 있습니다.
그래도 2대 봉사가 어려우면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는 묘제로 모시고 1대봉사인 부. 모 제사만 각기 따로 모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의 제사는 연시제인 묘제로 모시는 것을 권합니다.
4대조까지는 집에서 기제사로, 5대조 이상은 묘제로 묘소에서 제사를 모시는 것이 우리의 제사 관습입니다.
지금은 고조부. 모, 증조부. 모, 조부. 모, 부. 모의 각각의 기제사 연 8회를 모시는 집안도 있고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의 기제사를 부부별로 합쳐 연 4회 제사를 모시는 집안도 있고 아니면 고조부모부터 부모까지 제사를 모두 합쳐 연 1회로 제사를 모시는 집안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대 봉사에 얽어매어서 많은 제사를 모시는 것보다 조부. 모와 부. 모 2대봉사로 하여 각각의 기일에 제사를 모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소견입니다.
다섯째 제사 모시는 시간을 새벽으로 하지 말고 당일(고인이 돌아가신 날) 저녁 가족이 일터에서 퇴근하여 모두 모인 시간으로 바꾸어 제사를 모셔도 좋습니다.
제사 축문에 휘일부림(諱日復臨)이라 하였으니 고인의 돌아가신 날 즉 기일이 돌아왔으니 라고 하였으니 이날 중 밤에 제사를 모시면 됩니다.
그러하니 제사모시는 시간은 보통 기일 오전 0시부터 해뜨기전까지 밤중과 이날 저녁 해가 진뒤 부터 오후 12시 이전인 밤중에 제사를 모시면 될 것입니다.
본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사를 기일 새벽(오전 0시 이후)에 모시는 이유는 자손으로서 효도를 남보다 먼저 하겠다는 뜻에서 입니다.
기일 새벽 오전 0시 이후에 제사를 모신다고 꼭 효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생각은 접고 사정에 따라 새벽 제사가 장애가 많고 불편하다면 이 날 저녁 시간대로 옮겨 제사를 모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제사 모시는 가장 좋은 시간을 자시(子時)가 아닌, 축시(丑時. 지금의 1시 ~ 3시)라고도 하였습니다.
자시(子時)는 현대시간으로 전날 오후 11시 ~ 다음 날 오후 1시로 전날의 시끄러운 여운이 남아 있어 이보다 조용한 시간대인 축시(丑時)를 제사시간으로 좋다고도 하였습니다.
이렇다면 꼭 기일의 첫 시간(전날의 밤 12시- 자정을 지난 직후)에 제사를 모셔야 효도를 다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기일의 이른 새벽에 제사를 모셨으니 효도를 한 것으로 위로를 삼는 것입니다.
직장에 다니는 가족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기일 저녁시간에 제사를 모시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