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삿날 올바르게 알자 - 방동민 / 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 이수자
㉠ 제사 날짜는 돌아가시기 전날이 아닌 돌아가신 날이다.
기제사는 돌아가시기 전날이 아닌 돌아가신 날에 모시는 것이고, 돌아가신 날은 자시(子時: 23시~01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즉 음력의 날짜변경시간은 자시인 23시부터이다.
참고로 누군가가 제사 날짜를 물었을 때, 하루 전 날짜를 알려주지 않으면 당일 새벽의 제사에는 참석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제사 날짜를 잘못 알게 된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에도 제사 하루 전날에 모이던 관습은 그대로 살아남았지만 아이들의 등교(登校)와 가족이나 친지들의 생계 문제 등이 어우러져 하루 전에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많아지게 되었다. 제사를 잘 아는 이들은 아는 이대로 편리함을 좆아 날짜와 시간을 앞당겼고,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대로 제사 날짜가 하루 당겨지게 된 것이다.
혹자는 망자(亡者)가 마지막으로 살아있던 날이 제삿날이므로 죽기 하루 전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또한 축문 중에 휘일부림(諱日復臨)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돌아가신 날이 다시 이르렀으니...’라는 뜻이다.
이 또한 돌아가신 날이 제삿날임을 방증하는 자료이다.
제삿날이 하루 차이가 나면 축문에 쓰는 일진(日辰)도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후손이 지내는 제사와 조상이 흠향(歆饗)하는 날짜가 다르게 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 과거의 바른 제사 시간은 지금 시계로 새벽 1시 45분경이다.
예서에 의하면 제사는 궐명(厥明)에 일어나서 제물을 차리고 질명(質明)에 모시라고 되어 있다.
지구와 해의 위치를 설명한 궐명과 질명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학자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랐다.
그러므로 율곡 선생께서는 닭이 울 때 일어나서 제물을 차리고 준비를 마치면 제사를 모신다 하셨고, 송나라의 장횡거 선생은 적어도 5경(更), 즉 3시에 제사지내는 것은 너무 늦으니 잘못이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제정한 예서인 『국조오례의』에서는 제사시간을 아예 ‘축시(丑時) 1각(刻)’이라고 못 박아 버렸다.
요즘으로 말하면 축시 1각은 새벽 1시 15분 무렵이다.
그러나 조선시대로 돌아가서 궁궐에 있던 자격루(自擊漏)나 해시계를 가지고 시간을 환산한다면 새벽 1시 45분경이 된다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은 시간을 사용하므로 조선시대의 시계와는 30분의 시차(時差)가 생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