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사가 싫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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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제각기 자신의 판단은 있으니까 그렇다고 우리고유의 문화를 신경질적으로 내포해선 안 됩니다.
내가 싫다고 다른 사람 싫은 건 아니잖아요?
내가 소주 좋아한다고 다른 사람 모두 소주만 좋아하지 않듯이 제사에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제사는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조상님에 대한 예의입니다.
조선시대에 유교가 도입되기 전에 제사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고 다만 정성과 성의만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어머니가 장독대에 물 한 그릇 떠놓고 우리자식들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 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소박한 제사문화입니다.
또한 마을입구 들어갈 때 장승에게 손을 모아 절하는 것 또한 제사의식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유교가 도입되면서 제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유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리키는 인간사상에 대한 최고의 가르침 입니다.
이러한 사상이 곁들여 있는데 제사지내는 것 또한 얼마나 절차가 복잡하고 힘들었겠습니까?
우리 고유문화의 제사는 정성과 감동입니다
돈이 없으면 내가 먹는 따뜻한 밥 한 그릇과 국한그릇 그리고 숟가락만 올려서 정성껏 머리 숙여 조상님께 절만하면 됩니다.
제사를 지내는 이유는 나의 존재를 있게 해준 분이 아버지고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고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 이렇게 계속 올라갑니다,, 통틀어서 조상님이죠.
내가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내가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나를 낳아주시고
또 어릴 때 길러주신 그 크신 은혜에 계속 보답하는 뜻을 제사로서 표현한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제사이며,, 천지보다 더 크신 부모님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보은하는 길입니다
내가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부모님에 대한 공경도 없어지고 또한 자신의 자식 또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어린아이에게 제사의 대한 뜻을 잘 애기해 주시면 가정교육 별도로 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무작정 귀찮게 생각지 마시고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나를 낳아준 부모님에 대한 효도라 생각하시고 세상을 크게 살아 성공하시기를 빕니다.
◈ 제사의 필요성
제사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현대사회의 사람들에게는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실례로 나는 형제가 다섯인데 아버지 제사 때나 되어야 다섯 형제의 얼굴을 다 볼 수 있다.
뿔뿔이 흩어져 각자 살기에 바쁘다 보니 모여서 서로를 확인하는 기회가 통 없다.
"당신이 아이들 다 불러 모으셨군요." 아버지 제사 때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다.
나는 제사를 죽은 자들이 산 자들에게 베푸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죽은 자를 기념하는 예식에 산 자들이 모여 우의를 돈독히 하고 결속을 다질 수 있으니까.
물론 형식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합리적인 쪽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내 집의 예를 다시 들어 본다면, 남동생이 4대 독자라 제사가 엄청 많다.
어머니는 당신 사후에는 좋은 날 택일하여 제사를 한 번에 지내도록 하라고 이르신다.
일 년에 열두 번씩 지내는 제사가 버거운 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리라.
고정화된 형식에 얽매여 부담으로 작용하는 제사는 방법적인 면에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가되, 우리가 세상에 나오는 길을 열어 주신 분들을 기념하는 의식은 거행되어야 한다.
소나무는 소나무끼리 군락을 이루고 풀꽃은 풀꽃끼리 모여 피고, 새도 까치 따로 참새 따로 모여 산다.
피를 나눈 형제끼리 모여 서로 보듬고 쓰다듬고 정을 나누는 기회는 제사의 큰 덕목이라 생각하기에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라기보다도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사는 더 필요하다고 본다.
◈ 모든 의식은 정신을 하나로 모아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가족. 가문. 친족이라는 조직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제사 의식을 통해서 강화되고 음식을 나눔으로서 화합한다.
◈ 나의 존재를 있게 해준 분이 아버지이고 조상입니다.
천지보다 더 크신 부모님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보은하는 길입니다
내가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부모님에 대한 공경도 없어지고 자식 또한 그렇게 따를 것입니다.
부모가 그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자식이 본받고 효도하는 것이 아닐까?
( 이채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