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代)'와 '세(世)'를 혼용할 것인가
* 좋은 내용이기에 아래와 같이 복사하여 올립니다.
조선일보 2012년 3월 8일자 A11 사회면에 실린 "공자 79대 종손과 맹자 76대 종손이 퇴계 이황(退溪 李滉 1501-1570)을 모신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도산서원(陶山書院, 사적 제170호)의 춘계향사(春季享祀)에 맞춰 방문하였다." 는 요지의 기사와 사진으로 대서특필하였다.
여기서 공자 79대와 맹자 76대를 공자 79세 종손 공수장(孔垂長 37세), 맹자 76세 종손 맹영계(孟令繼 34세)로 써야한다.
신문은 선생님이라고 A32면에 고정란을 두면서 왜 한 문장 안에 대와 세를 혼용하여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가!
전한(前漢)의 태사령(太史令)으로 사마천(司馬遷 B.C 145-B.C 86경)이 편찬한 「사기(史記)」진시황본기에 의하면 기원전 221년에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秦)왕이 삼황(三皇, 天皇 - 地皇 - 人皇)의 황(皇)자를 취하고 상고시대의 오제(五帝, 伏羲 - 神農 - 皇帝 - 堯 -舜)의 제(帝)라는 호칭을 채택하여 시황제(始皇帝, 昭襄王 48년 B.C.259.1-210.7월 丙寅日 51세 崩)라 하였다.
진왕이 분부하기를 ‘짐은 최초로 황제가 되었기에 시황제라 칭하고 후세의 숫자를 세어서 2세(二世), 3세(三世) 라고 하여 만세(萬世)에 이르기 까지 길이길이 전해지도록 하라’고 말하였다.
그의 아들 호해(胡亥)가 21세에 즉위하니(B.C. 210) 2세 황제(二世皇帝)로서 세(世)를 붙여 부른 것이 효시이다.
제후의 세자(世子)는 왕세자 책봉의식을 거행하고 부왕이 승하(昇遐) 후 그 나라를 세습(世國)하고 대부(大夫)는 유덕자(有德者)를 발탁하여 임명하지만 그 아들도 반드시 덕이 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대부의 작위는 세습(世爵)하지 못한다.
(諸侯之世子世國 大夫不世爵 「禮記」王制편)고 할 때 세(世)자를 쓴다.
성인은 백세의 스승이다. (聖人百世之師也,「孟子」盡心下편) 에서의 ‘세’자 <百世, 一世×30년×100, 元나라때 胡翰(1307-1381)이 지은 「胡仲子集」12運說에 一世가 30년이고 12世가 1運, 30運이 1會, 12會가 1元이라 하였음. >를 쓴다.
혼례는 만세(萬世)를 잇는 시작이고(夫婚禮 萬世之始也,「禮記」郊特牲편) 만세의 후사를 이으며(大昏萬世之嗣也,「禮記」哀公問편) 만세토록 끝이 없다. 에서의(萬世無彊之休,「書經」商書편 太甲中) ‘세’자라 불렀다.
고려 인종(仁宗) 23년(1145)에 집현전 태학사 감수국사(集賢殿太學士監修國史)에서 지추밀원사(知樞密院事)에 이른 김부식(金富軾 1075-1151 77세졸 字 立之, 號 雷川, 諡號 文烈)이 편찬한 「삼국사기(三國史記)」지리지 백제조에 「신당서(新唐書)」를 인용하여 ‘13세 근초고왕은 위례성에서 한성에 도읍하고(十三世近肖古王 都漢城), 22세 문주왕은 도읍을 웅천으로 옮겼고(二十二世文周王 移都熊川), 26세 성왕은 도읍을 소부리로 옮겼으며(二十六世聖王 移都所夫里), 31세 의자왕(三十一世 義慈王) 20년(660) 7월에 이르러 신라 김유신과 당나라 소정방에 의하여 토벌 평정 되었다’에서 왕 앞에 ’세(世)‘자를 사용하였다.
같은 책 열전(列傳)에서도 김유신(金庾信)은 수로왕의 12세조(金庾信,十二世祖首露)이고 박제상(朴堤上)은 파사이사금의 5세손(朴堤上婆娑尼師今五世孫)이며 이사부(異斯夫)는 내물왕(奈勿王)의 4세손(異斯夫 奈勿王四世孫)이고 거칠부(居柒夫)는 내물왕(奈勿王)의 5세손(居柒夫 奈勿王五世孫)이라 에서 후세의 숫자를 세어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〇세’ 라고 하였다.
신라 신문왕(神文王, 681-691)때 태종 무열왕(603～661)의 아들로 성덕왕 3년(704)에 한산주도독(漢山州都督)을 지내고, 각간(角干)벼슬을 한 김대문(金大問)이 지은 「화랑세기(花郞世記)」의 ‘세기(世記)’, 영조때 간행된 풍산홍씨 세보(豊山洪氏世譜), 안동권씨 세보(安東權氏世譜)의 ‘세보(世譜)’등에서 세(世)자가 쓰여 졌다.
서양에도 로마 교황 루치오 1세(254년 순교)를 비롯하여 레오 3세(795-816) - 레오 4세(816-855), 영국의 헨리 4세(1399-1413) - 헨리 5세(1413-1422), 독일의 하인리히 3세(1039-1056) - 하인리히 4세(1056-1106), 프랑스의 루이 5세(986-987), 루이 6세(1108-1137),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2세(1855-1881) - 알렉산드르 3세(1881-1894)에서의 세(世)자가 쓰여 졌다.
일반적으로 ‘세(世)’자 대신 ‘대(代)’자를 사용하게 된 것은 춘추전국시대에 신하의 이름이 임금의 이름과 같으면 자(字)를 칭하고 임금은 그 경로(卿老)와 세부(世婦)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으니 (與君之諱同則稱字「禮記」雜記下편, 國君不名卿老世婦「禮記」曲禮下편) 이름을 입밖에 내어 부르기를 꺼리는 것은 혼자만이 쓰는 것이 때문이다(諱名所獨也,「孟子」盡心下편).
당나라 태종(626-649.5) 이세민(李世民)의 가운데 한자 세(世)자를 소중히 여기는 뜻에서 임금의 이름과 같은 세(世)자를 피하기 위하여 대(代)자로 쓰기 시작하였다.
「고려사」고려 현종3년(1012) 10월조에 송나라 진종(眞宗)의 아들이 태어나 이름을 현(玄)이라고 짓고 곧장 현자를 쓰지 못하도록 하여 이보다 앞서 진종 11년, 고려목종 11년(1008)에 공자님을 현성문선왕(玄聖文宣王)에 추봉하였던 것을 이때에 ‘현(玄)’자를 피하여 지성문선왕(至聖文宣王)으로 고쳤으며 청(淸)나라 고종(1735-1796)의 아들 홍력(弘歷)의 ‘홍’자를 피하기 위하여 경복궁의 홍례문(弘禮門)을 고종 4년(1867)에 흥례문(興禮門)으로 고쳤다.
그렇다고 하여 옛것을 이어받아 세(世)자를 써야 할 것을 대(代)자로 무심코 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민 교포의 아들을 2세, 3세 라고 말하는 것처럼 신라 제 13대 미추왕을 제 13세 미추왕으로, 백제 제 25대 무령왕을 제 25세 무령왕으로, 조선조 제 3세 태종, 4세 세종 이라고 칭하여야 된다.
다만 대(代)는 2품(二品)이상의 종친과 문무관의 영예를 3대(三代)까지 추증<追贈, 考妣는 자기의 품계에 준하고 조고비(祖考妣)와 증조고비(曾祖考妣)는 각기 1등품씩 낮추어 준다. > 하여 관직을 수여하듯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숫자를 세어서 5대조(五代祖), 7대조(七代祖) 라고 부를 때에만 합당하다고 본다.
고려 공양왕 2년(1390) 2월에 대부(大夫) 이상은 3대를 제사하고 6품 이상은 2대를, 7품이하 서민은 부모만 제사 지냈다가 조선초기부터「경국대전(經國大典)」 예전(禮典) 봉사조(奉祀條)에 의거 문무관의 6품(六品)이상은 3대 봉사(三代奉祀)를, 7품(七品)이하는 2대 봉사(二代奉祀, 祖考, 祖妣 이하)를 하고, 서인은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인 고비(考妣, 父死曰考, 母死曰妣,「禮記」曲禮下편)만 제사한다고 하였다.
명종 이후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4대 통제(四代通祭)가 일반화 되었다.
참고문헌>
사기, 예기, 맹자, 호중자집, 서경, 삼국사기, 경국대전, 고려사, 풍산홍씨세보, 안동권씨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