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사 지내는 날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
한국전례원(韓國典禮院) 根熙(근희) 글
1) 제사는 돌아가신 날 자(子)시에 지내는 것이라고 하는데, 오랜 옛날에 사용하던 "자(子)시"는 밤 11시 ~ 새벽 1시 (23:00~01:00) 가 되는데, 옛날에는 시간이 2시간 단위로 계산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이 말을 했으나, 오늘날의 개념으로 보아 돌아가신 날에 제사를 지내려면 밤 12시(0:00시)가 지나야 하겠지요.
(밤 11시에 제사를 지내도 되므로, 하루 전날 저녁에 지내도 된다함은 부당하다고 생각됨)
2) 그래도 자(子)시라는 말이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이므로 하루 전날 밤 11시에 지내도 된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으나, 만일 제사 지낼 때 축문(祝文)이 갖추어져 있는 경우라면 이런 말을 할 수는 없겠지요.
왜냐하면 축문의 내용 중에는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와 (諱日復臨휘일부림)......" 라는 문구가 있는데, 살아계신 날인 전날에 제사를 지내면서 이러한 축문을 쓸 수 있겠습니까?
(혹시 축문도 없이 제사 지내는 분들이라면 위와 같은 축문의 내용을 알수 없으므로, 돌아가시기 전날 지내는 것에 대하여 별로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3) 제사를 돌아가신 날 새벽인 "자(子)시에 지내라."고 하는 것은 "돌아가신 날에는 모든 일 중에 제사 지내는 일을 가장 먼저 으뜸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4) 그러나 현대인들의 직장활동이나 생활여건상으로 보아, 돌아가신 날 새벽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 어렵다면, 부득이 돌아가신 날 저녁에라도 지내는 것이 현대인의 생활에 지장을 덜 주게 되므로, 정부에서는 "가정의례 준칙"을 만들어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기일 전날 저녁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시대가 변했으므로 제사 지내는 날자나 시간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옛날 조상님들의 뜻과는 거리가 먼 예법 아닌 예법이므로 이것은 부당하다고 보아야 할 것임)
5) 예로부터 내려오는 문헌에 의하면, 제사는 자시(子時-- 23시 ~ 01시)에 지낸다거나, 축시(丑時-- 01시~03시)에 혹은 궐명(厥明-- 날이 밝을 무렵)과 질명(質明-- 먼둥 틀 무렵)에 지낸다고 하였으므로, 돌아가신 날에 제사를 올리는 것이 옳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6) 예로부터 내려오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제사는 산 날 들어서, 죽은 날 낸다." 즉 살아계신 날짜에 제사 준비를 하여, 돌아가신 날짜에 제사를 지낸다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7)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에 제사를 올리는 것이 옳다고 주장 하는 분들 중에는 "살아계신 날 제사를 지내야 돌아가신 분께
서 음식을 드실 수 있는 것이지, 돌아가신 날에 제사를 올리면 음식을 드실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자기네가 행하고 있는 방법이 올바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입증 할 수는 없겠지요.
지금 우리네가 행하고 있는 제례의 예법 내용이 어느 것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 보다는 오랜 옛날 조상님들께서 행하든 절차와 방법을 좇아서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것을 현대인들이 자기네 편의에 꿰맞추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여 집니다.
# 제사 지내는 방법은 "가가례(家家禮)"라 하여 집집마다 다른 관습이라고는 하나, 올바른 관습이라야 진정한 가가례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