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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백서(紅東白西)

녹전 이이록 2022. 6. 28. 08:43

홍동백서(紅東白西)

 

주희의 가례(家禮)에 저마다의 주석을 달아 책을 펴낸 것은 물론 조선의 실정에 맞게 변형하여 수많은 저서를 저술했다.

 

김장생(金長生, 1548~1631)가례집람(家禮輯覽) , 이재(李縡)사례편람(四禮便覽), 이이(李珥, 1536~1584)격몽요결(擊夢要訣)

 

제례(祭禮)편에서 주희는 제사상의 진설(陳設)방식을 언급하였지만 이른바 제5열의 진설에 대하여 단순히 과()라고만 표시하였다

 

즉 과일의 경우는 어떤 특별한 규칙을 세우기보다는 계절에 맞는 과일을 놓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 듯싶다.

 

홍동백서(紅東白西)는 기본적으로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 기반하고 있다.

 

전통적인 우주론인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세상은 양(, 하늘, 남자, 홀수, , 태양)과 음(, , 여자, 짝수, , )으로 구분되므로 음양을 고려하여 사는 것이 순리에 맞으며, 또한 세상은 오행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에 따라 변하므로 이에 맞춰 사는 것이 하늘과 땅의 이치에 맞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상의 계절이 봄(. . 靑色. . 1. 6. ), 여름(. . 赤色. . 2. 7. ), 늦여름 혹은 초가을(. 黃色. 中央. 3. 8. ), 가을(. . 白色. 西. 4. 9. ), 겨울(. . 黑色. . 5. 10. )을 지나 다시 봄이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것이다.

 

제사상 상차림의 방향

 

(인용)

방향을 정하자면 위패를 모신 쪽을 북쪽으로 보고 제주가 있는 곳을 남쪽, 그리고 위패의 위치에 있는 입장에서 좌측이 동쪽, 우측이 서쪽이다.

 

이것은 관점이 위에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우 동서남북이 있기 때문이다.

 

진설의 방식에 동서남북(東西南北)을 사용하는 경우, 예컨대 홍동백서(紅東白西- 붉은색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두는 것), 어동육서(魚東肉西- 물고기는 동쪽에 고기는 서쪽에 두는 것) 등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또 하나의 방향이 있는데 제주의 위치에서 방향을 정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관점이 사람(제주)이기 때문에 방향은 좌우 두 개 뿐이다

 

제주의 좌측을 왼쪽(), 제주의 우측을 오른쪽()이라고 한다.

 

좌포우혜(左脯右醯- 말린 고기는 좌측에 삭힌 음식은 오른쪽에 두는 것), 좌반우갱(左飯右羹- 밥은 좌측에 국은 우측에 두는 것) 등이 있다.

 

그런데 이 때 조심해야 할 것은 삶()과 죽음()으로 인하여 제사상은 독특한 배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식사를 할 때도 분명 좌반우갱이지만 제사상의 좌반우갱은 (위패의 위치에서 보자면) 살아있을 때와 반대다.

 

즉 고인은 국을 왼쪽에다 놓고 식사를 하는 처지다.

 

이것은 삶과 죽음이 양과 음으로 바뀌기 때문에 제사상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남좌여우(男左女右- 여자는 남자의 오른쪽에 위치함) 한다.

 

하지만 예컨대 회갑잔치 때처럼 부부가 나란히 서야한다면 이렇게 여자가 남자의 우측에 서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인의 경우 영정은 제주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남자가 여자의 우측에 오는 것으로 놓는다.

 

이렇게 관점이 하늘인 동서남북이라는 방향과, 관점이 사람인 좌우의 방향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데, 이 경우 하늘의 관점인 청색(靑色)과 홍색(紅色)을 묶어서 사람의 관점인 오른쪽()이라고 하고백색(白色)과 흑색(黑色)을 묶어서 왼쪽()이라고 한다.

 

좌포우혜나, 건좌습우(乾左濕右- 말린 것은 왼쪽 젖은 음식은 오른쪽에 두는 것)에서 왼쪽에 두는 이른바 '말린 것' 이란 흑백(가을, 겨울)을 의미한다.  

 

이렇게 볼 때 홍동백서(紅東白西)란 제주의 입장에서 볼 때 오른쪽에 붉은 과일, 왼쪽에 흰 과일을 놓는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