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代(대)와 世(세)
- 崔泰淵(최태연)
세와 대를 같은 뜻인 동의어로 ‘동의론’으로 올린 최태연 선생의 글입니다.
【族譜(족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世와 代란 말이 귀에 익숙하고 자기 나름대로 이 말을 정리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辭典(사전)에서 ‘世, 代’를 어떻게 註釋(주석)해 놓았는지 알아보자.
(1) 漢文辭典(한문사전) : 中文大辭典(중문대사전). 中國文化大學刊行(중국문화대학 간행).
○ 代 : ① 遞代也. 次第相易也 ② 世也. 王者易姓受命爲一世亦曰代 ③ 父子相繼亦曰代
--(대 : ① 체대야. 차제상이야 ② 세야. 왕자이성수명 위일세 역왈대 ③ 부자상계 역왈대)
- ① 번갈아 들어서 바뀌는 것이다, 차례대로 서로 바뀌는 것이다,
- ② 世이다. 왕이 왕조를 바뀌어 천명을 받아 천자가 되면 1세가 되는데 또 代라고한다,
- ③ 父子가 서로 이어 지는 것을 또한 代라고 한다,
○ 世 : ① 三十年曰世 ② 父子相繼曰世
---(세 : ① 삼십년 왈세 ② 부자상계 왈세)
① 30년을 世라고 한다.
② 父子가 서로 이어지는 것을 世라고 한다.
○ 一世 : 第一世也.〔史記 秦始皇本紀〕 自今以來除諡法 朕爲始皇帝 後世 以計數 二世 三世 至千萬世 傳之無窮
(1세 : 제1세야 〔사기 진시황본기〕 자금이래 제시법 짐위시황제 후세 이 계수 2세 3세 지천만세 전지무궁)
1세: 제1세이다. [사기 진시황 본기] 지금부터 諡法(시법)을 없애고 朕(짐)이 始皇帝(시황제)가 되고 後世(후세)는 二世 三世로써 수를 헤아려서 千萬世(천만세)에 이르고 이어짐이 無窮(무궁)하게 한다.
(2) 표준국어대사전: 국어연구원. 1999.
○ 世 : 《한자어 수 뒤에 쓰여》가계나 지위의 차례, 또는 왕조의 임금 순서를 나타내는 단위.
○ 代 : (Ⅰ) ① 한 집안에 이어져 내려오는 혈통과 계보. *대를 잇다.
② 지위나 시대가 이어지고 있는 동안.
*淸(청)대에는 고증학이 발달했다.
③ 이어져 내려오는 종족의 한 단계.
*그의 사업은 손자 대에서 망했다.
(Ⅱ) ①가계나 지위를 이어받은 순서를 나타내는 말.
*세종은 조선의 4대 임금(왕)이다.
②사람의 나이를 10년 단위로 끊어 나타내는 말.
*10대 / 70대.
(3) 한문사전과 국어사전의 주석을 종합해보면
① 世와 代는 같은 뜻으로 서로 通用(통용)된다.
② 世와 代는 父에서 子로 이어지는 간격인 30년을 말한다.
③ 世와 代는 父에서 子로 이어져 내려오는 사람의 차례에 붙는 말이다.
世間(세간)에서 말하기를 ‘世’는 아래로 몇 世孫(세손)이라고 할 때 쓰이고, ‘代’는 위로 몇 代祖(대조)라고 할 때 쓰인다고 한다.
① 그렇지 않다.
世와 代는 같은 내용의 말이고, 通用(통용)된다.
一世(1세)를 一代(1대)라고 해도 말이 된다.
(代 : 世也. 王者易姓受命爲一世亦曰代 父子相繼亦曰代
대 : 세야. 왕자역성수명 위일세 역왈대 부자상계 역왈대
- 한나라 왕조가 바뀌는 것도 1세이고 역시 代라고 하며 부자 상계도 역시 代이다)
② 11代祖(11대조)를 11世祖(11세조)라고 하면 좀 생소하게 들리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世祖(세조)보다 代祖(대조)가 發音(발음)이 쉽고, 代孫(대손)보다 世孫(세손)이 발음하기 쉽기 때문에 ‘代祖(대조)’ . ‘世孫(세손)’이란 말을 많이 쓸 뿐이다.
11世孫(11세손)을 11代孫(11대손)이라고 해도 된다.
[*대수를 칠 때 아래로 몇 世孫(세손)이라고 할 때는 위로 몇 代祖(대조)라고 할 때보다 1代가 많다고 한다. 가령 아래로 쳐서 15世孫(15세손)이 되면, 이것을 위로 치면 14代祖(14대조)가 된다는 말이다.]
소견)
위 [*..........] 안의 글은 ‘이의론’ 원칙에서 ‘아래로 몇 世孫(세손)’이라고 할 때는 ‘위로 몇 代祖(대조)’라고 할 때보다 1代가 많다는 것은 아래의 표와 같이 읽기 때문입니다.
1세 →------→ 15세
1세(손)--------15세손 – 下世
14대조--------(대불급신) -上代
동일한 조상이고 동일한 자손인데 祝文(축문)에 10代孫(대손)이 되기도 하고, 11世孫(세손)이 되기도 하면 제사를 받아 잡수시는 할아버지도 10代孫(대손) 某(모)와 11世孫(세손) 某(모)가 *같은 손자인지 다른 손자인지 헛갈리겠다.
代와 世는 통용되는 말이며, 11世孫과 11代孫은 같은 말이고, 같은 손자이다.】
◈ ‘세와 대는 같은 뜻’으로 쓰인 역사적 근거
청(淸)나라 선종(宣宗) 도광(道光) 26년(1846)에 편집하여 지경학재장판(知敬學齋藏板)에서 출판한 ‘피휘록(避諱錄)’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상 유명한 사람의 이름이 나올 때 이것을 감히 바로 읽지 못하고 달리 읽는 것을 고증하여 보인 것이다.
이 책 3권에 당태종(唐太宗) 이세민(李世民)의 이름을 당시 사람들이 다른 글자로 고쳐서 읽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당태종의 이름이 이세민이기 때문에 당나라 사람들은 이를 감히 읽을 수 없어 모든 글에서 世는 代자로 바꾸어 읽었다.
이를 학술적인 용어로 ‘피세작대(避世作代)’라고 했다.
즉 世자를 피해 代자로 바꾸어 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잘 다스려진 세상을 ‘치세(治世)’라 하는데 이를 ‘치대(治代)’로 고쳤다.
이 처럼 세(世)자만 바꾼 것이 아니라 민(民)자도 바꾸어서 본래 ‘민부(民部)’라 쓰던 것을 ‘호부(戶部)’라고 했다.
이때부터 몇 世라는 말도 몇 代로 바꾸어 쓰게 되었다.] 라는 내용이다.
당시는 唐太宗 李世民의 이름자인 ‘世와 民’자가 들어가는 말을 사용하거나 글자로 나타내는 것조차 불경스러운 짓으로 여겨 다른 글자로 바꾸어 써야만 했다.
‘世’를 피하여 ‘代’로 고쳐 섰으니 이를 ‘피세작대(避世作代)’라고 하였다고 한다.
4가지 사례로 든 내용은 다음과 같다.
‘世와 民’자를 피해
①‘치세(治世)는 치대(治代)’로
②‘세종(世宗)은 대종(代宗)’으로
③‘민부(民部)는 호부(戶部)’로
④ ‘몇 世는 몇 代’로 바꾸어 쓰게 된 것을 말하고 있다.
당태종의 이름이 이세민(李世民)이었으므로 당나라 280여 년간은 ‘世와 民’ 두 자는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世’와 같은 뜻인 ‘代’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나라가 망한 이후에는 이 두 글자를 피휘(避諱)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으므로 이 두 자가 함께 사용되기 시작하
면서 마침내 ‘世代’라는 말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