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이 아플 때 제사
인터넷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습니다.
알아둘 내용이기에 복사하여 올립니다.
【아버님께서 연로하시고 편찮으십니다. 제사를 지내면 안 된다고 하던데 맞는 말인가요?】
답변)
○ 《의례》 사혼례(士昏禮) 기(記)의 주에 이르기를,
“《예기》 곡례(曲禮)에 ‘70세가 되면 노(老)라고 하여 집안일을 아들에게 전한다.’ 하였고, 왕제(王制)에는 ‘80세가 되면 제사 지내는 일과 상제(喪制)에 관한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하였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아들이 그 아버지를 대신하여 종자(宗子)가 된다.” 하였으며, 이에 대한 소(疏)에 이르기를,
“《예기》 곡례 상에 ‘70세가 되면 노라고 하여 집안일을 아들에게 전한다.’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에 이르기를, ‘아들에게 집안일을 전하는 것이다.’ 하였는바, 이는 종자의 아버지를 두고 한 말이다. 또 왕제에는 이르기를, ‘80세가 되면 제사 지내는 일과 상제에 관한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에 이르기를, ‘80세가 되면 재계(齋戒)를 하지 않으니 제사 지내지 않는 것으로, 아들이 대신 제사 지내는 것이다.’ 하였다.” 하였다.
○ 《주자어류》에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묻기를, ‘70세가 되면 노(老)라고 하여 집안일을 아들에게 전할 경우, 적자(嫡子)와 적손(嫡孫)이 제사를 주관합니다. 그렇게 할 경우에 묘(廟) 안에 있는 신주(神主)에는 모두 적자와 적손의 이름으로 바꾸어서 쓰고서 제사를 받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아직도 살아 계시니, 마음이 편안하겠습니까?’ 하니, 주자가 답하기를, ‘그렇다. 이런 따위는 시행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몸소 직접 할 뿐이다.’ 하였다.
또 묻기를, ‘적손이 제사를 주관할 경우 모름지기 6대나 7대 할아버지의 묘주(廟主)를 천묘(遷廟)로 옮겨야 합니다.
적손의 입장에서 말하면 천묘로 옮기는 것이 당연하지만, 숙조(叔祖)께서 아직 살아 계실 경우에는 고조와 증조의 신주를 천묘로 옮기는 것이 되니, 마음이 편안하겠습니까?’ 하니, 주자가 답하기를, ‘그래도 단지 이와 같이 할 뿐이다. 성인께서 법을 세운 것은 한 번 정해졌으면 바꾸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는 당시 사람들의 습관까지도 참작하여 정한 것이니, 역시 이상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하였다.” 하였다.
○ 《주자어류》에 또 이르기를,
“예에 있어서 70세가 된 뒤에는 노라고 하여 집안일을 아들에게 전하며, 그러고 나서는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그 나이에도 반드시 제사 지내는 일을 직접 하려고 하였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절을 할 적에 꿇어앉기가 이미 어려워졌으며, 겨울철에 들어서는 더욱더 힘들어서 아주 고통스러웠다.
그러다가 금년 봄쯤에는 겨우 서 있기만 할 수 있었으므로 다른 사람을 시켜서 대신 절하게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서 있는 것마저도 역시 할 수가 없다.
7, 80세가 되어서도 쇠하지 않는 경우는 옛날 사람들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지금 사람 가운데에도 역시 많이 있다.
그런데 나는 어찌하여 이처럼 쇠약한지 모르겠다.” 하였다.
〔문〕
선기(先忌)가 이미 임박하였는데 천연두가 크게 나돌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풍속에서 꺼려할 뿐만 아니라 정결하지 못할 듯합니다.
세속 사람들 중에는 간혹 기제를 산사(山寺)에서 행하는 자도 있는데 제사를 아예 폐하는 것보다는 임시방편으로 정갈한 사찰에서 행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답〕
우리 집도 오늘이 바로 기일(忌日)인데 정결하지 못하고 풍속에서도 꺼리기 때문에 저번에 현풍(玄風)으로 심부름꾼을 보내 당질(堂姪) 집에서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네.
정결하지 못하다거나 풍속에서 꺼리는 점을 사실 헤아리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온당치 못할 것 같네.
만일 묘소 아래에 재궁(齋宮)이 있으면 좋겠으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그대 말처럼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부인의 기제(忌祭)에 그렇게 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온당치 못하네.
일찍이 예를 아는 사람에게 여쭈어 보았더니 그 분도 이처럼 말하였네.
“‘때가 이르고 일이 한가해 제사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제사를 지낼 때가 되었는데 일이 있어서 틈을 낼 수 없을 경우에는 사사로운 일로 인해 공무를 폐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만약 대부 이상의 존귀한 신분인 경우에는 제사 지낼 때가 되었을 경우에는 오직 상고(喪故)가 있을 경우에만 제사 지내지 않으며, 그 나머지 길한 일일 경우에는 모두 제사를 폐하지 않는다.
만약 공사(公事)가 있거나 질병이 있으면 다른 사람을 시켜서 섭제(攝祭)를 지내게 한다.
그러므로 《논어》에서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내가 제사에 참여하지 않으면.’이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에 이르기를, ‘공자는 외방에 나가거나 병이 있을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제사 지내지 않고 섭행하는 자로 하여금 지내게 하였다.
이에 엄숙과 공경을 바치지 못하였으므로 마음속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과 같게 여긴 것이다.’ 하였다.
이것으로 보면 대부일 경우에 병이나 사고가 있으면 모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섭제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였다.
살펴보건대, 《춘추공양전》을 보면,
“봄철에 지내는 제사를 사(祠)라 하고, 여름철에 지내는 제사를 약(礿)이라 하고, 가을철에 지내는 제사를 상(嘗)이라 하고, 겨울철에 지내는 제사를 증(烝)이라 한다.
사(士)가 이 네 가지 제사를 미처 지내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겨울에는 갖옷을 입지 않고 여름에는 갈옷을 입지 않는다.” 하였는데, 이에 대해 하휴(何休)가 이르기를, “예는 본디 사(士)를 위하여 제정한 것이다.
‘네 가지’는 사(士)에게 공적인 일이 있어서 미처 사시의 제사를 지내지 못한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감히 옷을 아름답게 입지 못하였던 것이다.” 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사가 제사 지낼 겨를이 없어 제사 지내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또 다른 사람을 시켜서 섭제로 지낼 수 없었다는 것을 잘 알 수가 있다.
‘집안에 어머님이나 아버님께서 병이 있다고 한다면서 제사를 지내면 안 된다고 하던데....’ 하시면서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삿밥 얻어먹으러 왔던 조상이 병이 있는 자식을 데려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 든 사람은 제사를 모시면 안 된다. 라는 이유입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어느 조상이 자신의 자손이 잘못되길 바랄까요?
과연 여러분들이라면 내 자식이 빨리 죽길 바랄까요? 잘못되길 바랄까요?
어떻게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병이 있다고 해서 제사를 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오히려 더 제사에 정성을 쏟는 가정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
이유는 조상님께서 잘 돌봐주실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주가 나이가 많아서 또는 병이 있다고 제사를 지내지 않는 예법은 없습니다.
제주의 아들로 하여 대행하면 됩니다.
단 축문은 자식 기준이 아니고 제주인 아버지 존함으로 작성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