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제사를 묶어 합제사로? - 1
*성균관 홈페이지 커뮤니티 자유게시판 목록번호 415번 (2017-10-05)항에 게재한 글입니다.
제사모시기가 버거워 조금이라도 편하게 제사를 모시고자 새로 생겨난 제사 방법이 기제사를 부부별로 한데 묶어 부부합제사로 모시거나 4대(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조상님의 기제사를 몽땅 하나로 묶어 조손합제사로 모시는 경향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daum, naver 등 카페나 블로그에 4대 봉사인 부모님. 조부님. 증조부님. 고조부님의 기제사를 부부합제로 하거나 4대를 하나로 묶어 합제사로 하여 제사를 모시려는데 이에 대한 축문을 어떻게 쓰는지 알고자하는 질의가 있습니다.
또 하루 이틀 사이를 두고 기제사를 모셔야 하는데 번거로우니 하나로 묶어 합제사로 하는 방법과 축문 쓰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이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가관인 것은 기제사를 하나로 묶어 부부합제. 조손합제를 하는데 이에 대한 축문을 이렇게 쓰면 된다고 알려주는 분들이 있는 것입니다.
기제사가 무엇인지 합제사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기제사를 묶어 합제사로 모셔도 되는 것으로 알고 한데 묶어 보니 기제사도 아니고 합제사도 아닌 제사에 축문이랍시고 써주는 분도 계십니다.
또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이 지난 6월 17일자 모 신문 인터뷰에 전례위원 모 씨과 모 교육원장 모 씨께서 기제사를 합제사로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이 새로운 변례 제사에 찬동하는 내용의 글을 보았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규범과 제도는 분명히 사람이 만들었으니까 또 사람이 제도가 나쁘면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님들께서는 빚을 내어 가면서 제사를 모셔도 기제사를 묶어 합제사로 모시는 이런 새로운 제사 방법을 만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윗대 조상님들께서는 왜 요즈음의 기제사를 묶어 합제사로 하는 새로운 제사 방법과 같은 것을 만들어 쉽게 제사를 모시지 않았을까요?
조상님들께서는 기제사와 합제사가 무엇인지를 잘 알았기 때문에 기제사를 묶어 합제사로 하지 않았지만 오늘에 와서 후손들이 제 마음대로 제사에 대하여 잘 모르면서 기제사를 묶어 부부합제. 조손합제로 하여 예전에 없었던 제사방법으로 제사라고 모시고 있습니다 .
윗대 조상님들께서는 기제사와 절사(명절 차례) 등 연 40회를 모셨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 제사(차례)를 모신 적이 없었습니다. (연 8회 기제사. 삭망 월 2회–연 24회 – 설. 정월대보름. 추석 포함- 이외 삼짇날, 한식청명. 단오. 유두. 칠석. 백중. 중구. 동지 등 )
현대에 들어 설과 추석 연 2회 차례를 모시고 4대 봉사인 연 8회의 기제사를 모셨는데 산업화로 인하여 부부 공히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에 쫓기고 제사비용과 제수 장만에 수고와 노력이 뒤따를 수 없어 이로 인한 가정불화가 잦아지자 이것이 사회문제로 대두 되었습니다.
이에 해결책으로 누군가가 설 , 추석 때의 차례와 묘제시의 합제사를 보고 연 8회의 기제사를 '부부합제'로 아니면 조손 4대를 모두 한데 묶어 '조손합제'로 변형시켜 제사를 모신 것이 편하다보니 너도나도 따라서 합제사로 모시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의 글은 주로 문의에 대한 답글로 필자가 올린 글인데 주장이 하나이다보니 같은 말의 반복이 많습니다.
◈ 우리의 제사 예법에는 기제사와 합제사가 있습니다.
기제사는 4대(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봉사로 연 8회 각각 고인이 돌아가신 날을 기일로 하여 기일 오전 0시 이후부터 새벽 동이 틀 이전의 밤중이나 이 시간에 제사를 모시지 못하였으면 이날 저녁 시간대인 밤중에 집에서 모시는 제사가 기제사입니다 .
합제사는 5대조(고조의 父)이상 윗대 조상님들은 10월 좋은 날을 택하여 선산의 묘소에서 낮에 모시는 제사가 합제사입니다.
또 설. 추석 명절 때 집에서 기제사 대상 신위를 모시고 차례를 지내는 것도 합제사 형식입니다 .
만약 2대 봉사로 제사를 모실 것 같으면 조부모와 부모 제사는 조부 , 조모 . 부 . 모 각각의 기일에 기제사로 모시는 것입니다.
조부모 제사를 하나로 묶어 합제사로. 부모님 제사를 하나로 묶어 모시는 제사법은 지금까지는 없었던 제사방법입니다 .
인터넷에 보면 고조부모 ~ 부모 양위분의 각각의 기제사 연 8회를 부부별로 하나로 묶어 고조부모 1회. 증조부모 1회, 조부모 1회, 부모 1회로 하여 연 4회로 줄이거나 부모 ~ 고조 4 대를 깡그리 한데 묶어 조손합제로 연 1회 제사를 모시는 집안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사를 모시지 않으려면 아예 모시지 않아야지 종전에 없었던 제사 방법을 제 마음대로 새로 만들어 4대 봉사를 부부합제로. 조손합제로 하여 제사를 모시려는 것은 잘못된 변례의 제사방법입니다.
◈ 요즈음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이 돌아가시면 ‘시대의 흐름 ’이라는 명분하에 기제사로 모셔야할 두 분의 제사를 하나로 묶어 한 분의 기일을 기제사일로 잡아 ‘부부합제 ’로 제사를 모시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어떤 집안에서는 4대 봉사 8분 기제사 8회를 모두 하나로 묶어 어느 조상님의 기일도 아닌 새로 좋은 날을 택하여 한 번의 제사로 모시는 ‘조손합제 ’로 제사를 모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이것을 자랑이라고 인터넷에 글을 써 올려놓기도 하는데 기제사의 의미를 모르고 절만 올리면 되는 줄 알고 마음대로 제사 형태를 바꾼 것입니다.
기제사를 합제사로 하는 제사 방법은 예전에는 없었던 방법입니다 .
기제사는 기제사이고 합제사는 합제사입니다 .
아래의 표를 보면 기제사를 하나로 묶어 합제사로 지내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입니다 .
구분 ..........대상 ................시기 ..................때 ......장소 .....제사종류
기제사 ......4 대조 이하 ......기일 ..................밤 ......가정.......기제사
합제사 ......5 대조 이상 ......10 월 좋은 날 ......낮 ......묘소 ......묘제 (시제 )
* 묘제는 5 대조 이상 윗대 조상님을 선영의 묘소에서 연 1 회 합제사로 모시고 명절 (설 . 추석 ) 차례는 가정에서 4 대 봉사 대상자 신위를 모시고 합제사로 모시는 것입니다 .
* 유림의 모 대가 선생님의 글에 의하면 5대조 이상 묘제(시제)는 10월에 묘소에서. 4대조 이하 기제사 대상자의 묘제도 신위를 모시고 3월에 모시는 것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 4대봉사는 내가 제사를 모실 경우 – ④고조부모 . ③증조부모 . ②조부모 . ①부모의 4대입니다.
본디는 아버님 기일에 아버님 기제사를, 어머님 기일에 어머님 기제사를 모시는 것이나 아버님 기일에 아버님 신위만 모시고 제사를 지내도 좋으나 자식으로서 볼 때 평생을 함께한 어머니도 아버님을 위해 베푼 자리에 자리를 함께하여 드리는 것도 효이고 도리로 자리를 같이 하여 모시는 것입니다 .
이렇게 아버님 기일에 어머님을 모시고, 어머님 기일에 아버님을 모셔서 제사를 모시는 형태를 ‘합설 ’이라 합니다 .
이를 합제사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메 . 갱 . 술잔 . 시저 등을 별도로 준비하여 어머님께서도 흠향하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제사를 묶어 합제사로 하는 것은 일찍 없었던 방법으로 우리들이 함부로 형태를 바꾸어가며 제사를 모실 수는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