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숙(媤叔)’이란 말은 틀린 말인가?
■ ‘시숙(媤叔)’이란 말은 틀린 말인가?
언어 예절에 열심인 어떤 분이 다음 내용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남편 형과 남편 아우를 부르는 부름말은 <아지벰>이었습니다.
<아지벰>이라는 부름말은 참으로 잘된 말입니다.
그런데 남편 형과 남편 아우를 일컫는 <시숙>이라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시숙>이란 말 역시 우리 겨레가 만든 말 같은데, 잘못 만든 것 같습니다.
<시숙>이란 말의 뜻은 <남편 아제>로 됩니다.
<남편 형제>를 <남편 아제>라고 했으니, 그 틀림은 엄청나게 큰 것입니다.
그러면 <시종숙>은 설자리가 없게 됩니다.
시숙이라는 말은 폐기처분 되어야 합니다.
그 자리에 시형제 라는 말이 들어가야 합니다.
시숙은 틀린 말입니다.
정말로 틀린 말을 하고 있다.
‘숙(叔)’이란 글자는 고대 중국 문화에서 이미 ‘남편의 아우’를 뜻하는 글자이기도 하였다.
예기(禮記)에 나타나는 ‘수숙(嫂叔=兄妻與弟也- 형의 처와 동생의 처)’이란 말에 기대어 ‘시숙(媤叔)’이란 말은 참 잘 만들어진 말이며 후에 적절히 한국한자어로 진화(進化)한 친속 지칭어이다.
고대 한어(漢語)에서 ‘숙(叔)’은 ‘아재비, 아저씨’의 뜻만이 아니라, ‘연소한 이(少也, 幼者稱也), 형제 중의 배항 제3자(兄弟中輩行第三者), 아버지의 형제로 뒤에 난 사람(父之晜弟後生爲叔父), 남편의 아우(夫之弟)’ 등 여러 가지의 뜻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이아석친(爾雅釋親)에서 ‘남편의 형’을 ‘형공(兄公)’ , ‘남편의 아우’를 ‘숙(叔)’이라 하였다.
원래 중국에서는 ‘남편의 아우’만을 ‘숙(叔)’이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한자어로는 남편의 형제를 포괄하여 그렇게 일컬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한자어로서의 그러한 진화는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아언각비(雅言覺非)에서 이미 지적하고 있다.
곧 ‘수(嫂)’는 ‘형의 처(兄妻)’를 뜻한 글자인데, 우리의 습속(東俗)으로 ‘제수(弟嫂)’란 말을 또한 쓰고 있고, ‘숙(叔)’자는 ‘남편의 아우(夫弟)’를 뜻하는 글자인데, ‘남편의 형(夫兄)’을 또한 ‘숙씨(叔氏- 阿自般伊)’라 하며, ‘매(妹)’는 ‘누이(女弟)’를 가리키는 말인데, ‘누나의 남편(姊夫)’을 또한 ‘매부(妹夫)’라 하니 이는 다 틀린 말이라 하였으나 매형(妹兄), 매제(妹弟)라 하는 중부 방언을 지금은 거의 고칠 수 없는 지경으로 진화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