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제사를 한데 합쳐 모셔도 좋은가?
■ 부모님 제사를 한데 합쳐 모셔도 좋은가?
‘주자가례 전통예절 – 소프트벤지’에 올라 있는 글입니다.
아래와 같이 답변을 올렸더니 채택이 되었는지 게재해 주었습니다.
글쓴이 : 이이록
등록일 : 2016-11-22
게시물번호 : 8148
문의)
【부모님 제사를 한데 합쳐 모셔도 좋은가?
부모님 기제사를 모시려는데 아버님과 어머니 기일이 4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어머니 기제사(음. 7월 7일)를 아버지 기제사(음. 7월 3일)에 하나로 묶어 합제사로 모시려고 하는데 이렇게 모셔도 되는 좋은가?】
소견)
위 내용이 궁금하여 문의한 모양입니다.
아버님과 어머님의 기제사를 하나로 묶어 제사를 모시는 것은 합제사 형식입니다.
그러나 4대봉사 대상의 기제사를 합제사로 모시는 제사는 여태껏 없었던 제사 방법입니다.
기제사는 기제사로 모시고, 합제사는 합제사로 모셔야 합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제사문화는 4대봉사로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등 여덟 분의 제사를 돌아가신 날을 기려 다음해부터 기일로 하여 이날 새벽 시간대부터 해뜨기 전까지 그렇지 않으면 이 날(기일. 음력이든 양력이든 기일이 12월 5일이면 이 날 새벽 오전 0시부터 오후 12시 이전) 저녁 시간대에 참례자들이 모여 밤에 모시는 제사가 기제사입니다.
물론 집집마다 봉사 대수는 각기 다릅니다.
3대 봉사(증조부모. 조부모. 부모)로도 모시고 2대 봉사(조부모. 부모)로도 모시고 1대 봉사(부모)로도 제사를 모십니다.
그리고 합제사는 5대조 이상 윗대 조상님들은 봄. 가을 좋은 날을 가려 낮에 선영의 묘소에서 묘제를 지내는 제사입니다.
설. 추석의 차례도 합제사로 기제사 대상자 신위를 모시고 합제사를 모십니다.
이와 같이 기제사와 합제사는 별도로 구분하여 모셔야 합니다.
부부 생일과 아이들 생일을 한데 묶어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 것과 같이 비록 부모님이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실 때의 효도를 제사로 기리는 것입니다.
아버님 기제사에 어머님 기제사를 얹어버리면 어머님 기제사는 없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아버님 기제사에 어머니 기제사를 얹어 제사를 모신다고 해도 아버님 기제사는 기제사가 아닌 변례의 합제사일 뿐입니다.
기제사로 모셔야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제사를 부부합제로 하였으니 살아계신다면 아버지 기제사에 하나로 묶어 기제사가 없어져 버린 어머님의 기분이 어떠하겠습니까?
자신의 기일이라고 제사상이라도 받으려고 찾아왔는데 상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섭섭할까요?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그 은혜에 조금이라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셨다면 양친 기일마다 기제사로 제대로 제사를 모셔야 합니다.
기제사를 부부합제. 조손합제사로 모실 수는 없습니다.
※ 4대 봉사로 모시는 기제사 즉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여덟 분의 제사는 기일에 기제사로 모셔야 합니다.
근래에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를 부부별로 한데 묶어 8회의 기제사를 합제사로 4회로 줄이는 방법을 쓰고 여덟 분의 기제사를 모조리 하나로 묶어 1회의 합제사로 하는 방법을 쓰는 집안도 있습니다.
우리들 선현들께서 지금 우리들이 쓰고 있는 부부합제. 조손합제의 방법을 몰라서 사용하지 않은 걸까요?
아닙니다.
기제사와 합제사의 제사를 온전히 구분하여 기제사를 합제사로 하지 않은 것입니다.
기제사는 4대봉사로 고조부모 ~ 부모의 기일에 집에서 신위를 모시고 밤중(기일 새벽 밤중과 이날 저녁시간대인 밤중)에 제사를 모시는 것이 기제사입니다.
합제사는 5대조이상 윗대조상님을 10월 좋은 날 선영의 묘소에서 낮에 묘제(요즈음은 묘사. 시제)로 모시는 것과 설. 추석 명절 아침에 기제사 대상자 신위를 모두 모시고 차례를 지내는 것도 합제사 형식입니다.
4대 봉사는 연 8회의 기제사를 모셔야 하고 설. 추석 등 2회의 차례를 합치면 연 10회의 제사로 인하여 준비. 소요경비. 시간 등으로 부부갈등 등 가정에 불화가 잦다보니 제사를 축소한답시고 내 놓은 방법이 기제사를 부부합제. 조손합제로 새로운 제사 형태로 변례를 만들어낸 모양입니다.
우리 조상님들께서는 기제사를 합제사로 하여 제사를 모신일이 없습니다.
옛날 속절 제사까지 연 40회의 기제사와 합제사를 모셔 빚을 져도 기제사를 합제사로 한 경우는 없는 걸로 압니다.
제사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기제사를 하나로 묶는 합제사의 방법이 아닌 기제사의 봉사대수를 줄이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옛 문헌에 관직에 따라 봉사대수를 정하여 제사를 모시도록 한 내용이 있습니다.
관직 등급에 따라 3대, 2대 봉사로 모시고 일반 백성들은 1대로 부모 기제사만 모신 기록과 1980년 12월 전문 개정된 가정의례 준칙에도 2대 봉사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연 2회 기제사도 힘이 들어 제사 모시기가 불편하다면 조부모님의 제사도 묘제로 모시고 나를 낳아 길러 주신 부모님 제사는 기제사로 모시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