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장(聘丈). 빙부(聘父). 빙모(聘母)
■ 빙장(聘丈). 빙부(聘父). 빙모(聘母)
아래와 같은 문의에 M선생의 답변과 필자의 소견입니다..
【어느 자리에서 한 분이 "요사이 장모님 건강이 나빠"라고 말하니, 다른 분이 "장모님이 뭐야, 빙모님이지"하고 말하자, 서로 장모와 빙모 호칭 관계로 말다툼을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장모와 빙모는 사용하는 경우가 다른지요?】
△M
현대에는 같은 말로 보아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정약용선생께서는 외구나 외모라고 해야 하지 빙부, 빙모, 장인, 장모 모두 그른 부름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래의 아언각비 내용을 참고바랍니다.
<서둘러 해석하다보니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雅言覺非 卷二 聘君
聘君者。徵士也。朝廷以玉帛聘之。故謂之聘君。南史陶季直。澹於榮利。徵召不起。
號曰陶聘君。聘君者徵君也。朱子娶令人劉氏。劉氏之父。亦本 徵士。故朱子稱之曰劉聘君。
東人錯認。遂以妻父爲聘君。又轉爲聘父。以妻母爲聘母。轉輾詿誤。一至是矣。
今人或問其義。解之者曰壻之娶也。玄纁以聘之。故禮曰聘則爲妻。奔則爲妾。旣云妻父。
豈非聘父。斯又曲爲之說也。丈人丈母。亦俗稱。宜從爾雅呼之曰外舅外姑。]
- 아언각비 권이 빙군
빙군(聘君)이란 것은 징사(徵士. 선비)를 부름이다.
조정에서 옥(玉)과 비단으로 <신하를>초빙하였기 때문에 ‘빙군’이라 일컬었다.
중국의 역사책인 남사(南史)에 “도계직(陶季直)은 영리(榮利)에 담백하여 초빙하여도 나아가지 않았으므로 ‘도빙군’이라고 이름 하였다. 빙군이란 징군(徵君)을 이름이다.” 하였다.
주자께서 영인 유씨에게 장가들었는데 유씨의 아버지도 본래 징사(徵士)였다.
그러므로 주자께서 유빙군(劉聘君)이라고 칭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착오로 마침내 처(妻)의 아비를 빙군이라 하였고, 변화하여 빙부(聘父)라고 불렀으며 처의 어미를 빙모라고 불렀다.
전전(轉輾)하여 잘못 와전되어 한결같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 사람들은 그 뜻을 물으면 해석하는 사람이 말하기를 “사위가 장가들 때, 현훈(玄纁 :검은색과 분홍색)의 폐백으로 <예를 갖춰 여자를 초빙한다.> 그러므로 ‘예에 이르기를 예를 갖춰 초빙하면 처(妻)가 되고 예를 갖추지 않고 시집오면 첩(妾)이 된다.”하였으니, 이미 처의 아버지라고 말하니 어찌 빙부가 아니겠는가?” 라고 하는데, 이는 왜곡하여 만든 말이다. 장인(丈人)이니 장모(丈母)니 하는 것도 속칭이니 이아(爾雅)에 근거하여 외구(外舅), 외고(外姑)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
*빙군(聘君)과 징사(徵士)는 흔히 과거시험에 의한 등용이 아닌 포의(布衣)로 초야에 묻혀 있는 학덕 높은 선비를 불러들여 기용(起用)하는 것을 의미한다.
△ 이이록
아래와 같이 현재 표준국어대사전과 daum어학사전에는 남의 ‘장인, 장모’에게만 ‘빙부, 빙모’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용어풀이를 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사전마다 조금씩 뜻을 달리하여 ‘빙장’은 다른 사람의 장인을 ‘빙모’는 다른 사람의 장모로 말하고 또 ‘빙부’는 아내의 아버지로 말하여 헷갈리게 말하고 있습니다.
각종 여러 사전과 문헌. 저서 등에서 빙장. 빙부. 빙모의 뜻풀이를 찾아보았습니다.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빙부(聘父) 「명사」 빙장(聘丈). 다른 사람의 장인(丈人)을 이르는 말
▲빙모(聘母) 「명사」 다른 사람의 장모를 이르는 말.
◈ 어학사전 (daum)
▲빙모(聘母) 다른 사람의 장모를 이르는 말.
▲빙부(聘父) 아내의 아버지.
▲빙장(聘丈) 다른 사람의 장인을 이르는 말
그러나 아래의 여러 사전에는 나의 장인장모이든 남의 장인장모이든 빙부빙모를 나의 장인장모를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 漢韓大辭典(장삼식 저)
▲빙부(聘父) 丈人(장인)
▲빙장(聘丈) 아내의 아버지. 丈人(장인). 外舅(외구). 岳丈(악장)
▲빙모(聘母) 아내의 어머니. 丈母(장모). 外姑9외고). 岳母(악모)
◈ 동아새국어대사전(이기문 편저)
▲빙장(聘丈) ‘장인’의 높임말.
▲빙부(聘父) 丈人(장인)
▲빙모(聘母) 丈母(장모)
◈국어대사전(양주동 감수)
▲빙모(聘母) 丈母(장모)
▲빙부(聘父) 丈人(장인)
▲빙장(聘丈) 남의 장인의 ‘높임말’
* ‘빙장’만 ‘남의 장인’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되는 것으로 풀이.
◈ 한국 향토문화 전자대전 – 부산역사문화대전(분야 : 구비전승· 언어· 문학)
정순이의「청춘가」- 천길만길을 뚝 떨어지기 살아도/ 빙모님의 딸 떨어지곤 [좋다!] 내몬사리로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주학입격안(籌學入格案) - 주학(籌學, 算學산학) 합격자 명단이다.
- 산사합격자의 성명· 직위, 부· 조부· 빙부의 직분에 관한 기록으로 되어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염제신 초상(廉悌臣肖像) - 공민왕
- 그림을 그린 작자는 미상.
염제신이 공민왕의 빙부(장인, 염제신의 딸이 愼妃신비)였기 때문에
◈ 위키백과
정극상 - 연평문왕 정경(延平文王 鄭經)의 서자(庶子). 정 왕국의 마지막 왕.
정 왕국의 고명대신 풍석범(馮錫範)의 딸과 결혼하였으니 빙부 풍석범 일당이 정극장을 음모로 살해한 후 정극상을 왕으로 등극하여 연평군왕(延平郡王)의 자리...
< 결어 >
정약용 선생의 '아언각비'에서 주자의 부인이 영인 유씨로 주자가 장인을 ‘유빙군(劉聘君)’이라 하였고 선조 임금 때 백사 이항복의 '논 난후 제장 공적'에서 장인인 권율장군을 ‘권빙군(權聘君)’으로 칭한 기록으로 빙군이 와전되어 빙부로 쓰여 장인. 장모와 빙장. 빙모는 같은 말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른 사람의 장인, 장모를 높여 빙부, 빙모라고 한다고 풀이된 사전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이고 풀이에서 daum의 ‘어학사전’ 그리고 양주동 감수 ‘새국어사전’의 풀이는 헷갈리는 정도이고 그 외 대부분의 사전이나 표현된 문장에서는 빙부. 빙모의 쓰임은 아내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가리키는 장인과 장모와 같이 쓰이는 말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즉 ‘빙부’와 ‘빙모’는 남의 장인과 장모만의 높임말이 아니고 ‘아내의 아버지와 어머니인 장인과 장모’에게도 높임말로 쓰입니다.
살펴 보건데 많은 블로그나 카페의 빙부와 빙모의 뜻풀이인 ‘다른 사람의 장인. 장모를 이르는 말’로 풀이된 것은 대체로 일반 독자들이 접하기 쉬운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 어학사전 (daum)의 뜻풀이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의 표준국어대사전과 어학사전의 뜻풀이는 잘못된 해석입니다.
▲빙장(聘丈) 「명사」 다른 사람의 장인(丈人)을 이르는 말. ≒ 빙부
▲빙모(聘母) 「명사」 다른 사람의 장모를 이르는 말.
위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 어학사전(daum)의 뜻풀이는 수정하여야 합니다.
[정약용의 「아언각비」의 빙군] . [이항복의 「논난 후 제장 공적」의 빙군]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주학입격안(籌學入格案)」의 빙부]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필염제신상(廉悌臣肖像)」의 빙부] . [위키백과 「정극상」의 ‘빙부’]의 쓰임으로 보아 '빙부'와 '빙모'는 타인의 장인 장모가 아닌 나의 장인과 장모를 이르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