祭酒의 ‘제주’와 ‘좨주’ 발음 - 2
■ 祭酒의 ‘제주’와 ‘좨주’ 발음- 2
인터넷 검색에서는 근래에는 祭酒의 발음은 동사로 쓰일 경우에는 ‘제주’라고 읽는 것보다는 ‘좨주’라고 발음하는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그러면 과거에는 어떻게 발음 하였는지 고전번역원. 조선왕조실록. 고문헌에 있는 ‘좨주(祭酒)’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았습니다.
◈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의 ‘역옹패설’ 역문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습니다.
[선생(先生) 강일용(康日用-생몰년 미상. 고려 예종 때 문신이며 시인)과 *좨주(祭酒) 임유정(林惟正- 생몰년 미상- 고려의 문신. 본관은 예천. 고려 의종 때 문과급제. 벼슬이 국자좨주國子祭酒에 이르렀고 저서에는 백가의집百家衣集이 있다.)이 모두.......]
* 좨주(祭酒)
'국학(國學)의 노사(老師)'를 일컫는 말로, 음주례(飮酒禮)에 있어서 노사의 제선(祭先- 조상에게 제사)을 뜻하는 말이다.
즉 옛날에 마을의 경사나 여러 사람들이 의논하기 위해 모였을 때 향연을 베풀어 하늘과 땅에 알리는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의식을 시작할 때 나이 많은 존장자가 술을 땅에 부어 지신(地神)에게 감사의 제사를 지냈는데 이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위의 ‘좨주(祭酒)’에 대한 해설을 많이 인용합니다.
◈ 좨주(祭酒)는 문종(文宗. 1046~1083) 때 처음 국자감(國子監)에 종3품직으로 두었다.
정리)
위의 내용으로 보면 좨주(祭酒)는 ‘국학(國學)의 노사(老師)'를 일컫는 말이고 음주례(飮酒禮)에 늙은 스승이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을 뜻하는 말이기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옛날 마을의 경사나 의논시 향연을 베풀 때 나이 많은 존장자가 술을 땅에 부어 지신(地神)에게 감사의 제사를 지낸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곧 좨주(祭酒)는 국학(國學- 통일 신라 및 고려 시대에 관리 임용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던 교육훈련기관.)의 노스승을 일컬었고 음주례(飮酒禮) 때 국학의 노스승이 제사를 올렸으니 이 행사의 존장자를 좨주(祭酒)라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술을 땅에 붓는 행위를 좨주라고 한 말은 없습니다.
좨주를 설명한 글에서 술을 땅에 부어 지신(地神)에게 감사의 제사를 지낸 것을 잘못 이해하여 술을 붓는 자체를 좨주로 오인하여 생긴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식을 시작할 때 나이 많은 존장자가 술을 땅에 부어 지신(地神)에게 감사의 제사를 지냈는데 이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 말에서 술을 치는 자체를 ‘좨주’라고 여길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나 앞서 ‘국학의 노사’ . ‘제사를 모시는 존장자’를 좨주라고 하였으니 ‘좨주’라 함은 술잔의 술을 제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 조선왕조실록과 고전번역원의 기록인 제주(祭酒)와 좨주(祭酒)
아래는 祭酒를 ‘제주’로 읽은 예입니다.
◆ 제주(祭酒)로 기록한 문장
① 잔을 받아 술을 지우고(祭酒제주) - 술을 지우는 행위
② 贊三上香祭酒, 使者立上香立祭酒。
- “세 번 상향(上香)하고 제주(祭酒)하라.”고 찬(贊)하여, 사자(使者)가 서서 상향(上香)하고, 서서 제주(祭酒)한다. - 술을 지우는 행위
③ 혼인 예식 - 王世子祭酒, 興, 降席西南向跪, 啐酒
-왕세자가 제주(祭酒)하고 일어나 자리의 서쪽으로 내려가 남향하여 꿇어앉아 술을 마시고, - 술을 지우는 행위
④ 관헌례(祼獻禮)
제주(祭酒)를 모사(茅沙)에 부어 강신(降神)한 뒤, 술을 올리며 지내는 제사. - 술을 지우는 행위
⑤ 以凶歉不設宴, 只賜祭酒、燔肉于諸功臣及諸祭官, 只行一觴而罷
- 흉년인 관계로 연회는 베풀지 않고 단지 제주(祭酒)와 번육(燔肉)을 여러 공신 및 여러 제관(祭官)까지 내려주고 다만 술 한 순배씩만 돌리고 파하였다. - 제사에 쓰는 술
⑥ 종묘(宗廟)와 여러 제사의 제주(祭酒)맛이 나빴기 때문이었다. - 제사에 쓰는 술
◆ 좨주(祭酒)로 기록한 문장
① 국자좨주(國子祭酒)
② 좨주(祭酒) 송준길(宋浚吉). 좨주(祭酒) 윤휴(尹鑴). 좨주(祭酒) 박세채(朴世采)
* 조선왕조실록과 고전번역원의 ‘좨주’는 모두 ①과 ②항의 형태로 된 기록이 대부분이다.
정리)
위의 조선왕조실록과 고전번역원 고문에서의 내용을 정리하면
[찬(贊)이 ‘상향(上香)· 제주(祭酒)’라 하면, 사자가 서서 상향하고 서서 제주하고 마치면 자리로 돌아간다.
(贊上香祭酒, 使者立上香立祭酒訖復位)] - 술을 올리는 행위는 ‘제주’이다.
성균 좨주(成均祭酒) - 관직.
상향 제주(上香祭酒) - 향을 피우고 술을 올린다.
입제주(入祭酒)- 서서 제주하다. 는 등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주(祭酒)는 ‘제사에 올리는 술’을 의미하거나 제사에 ‘술을 올리거나 술을 쳐서 땅에 붓는 의식’ 행위를 말하고 좨주(祭酒)는 ‘관직’을 뜻하거나 성(姓) 뒤에 관직명을 붙여 박좨주. 윤좨주의 호칭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기록에는 술을 땅에 붓거나 술을 치는 의식은 ‘제주(祭酒)’라고 하였고 좨주(祭酒)는 관직명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술을 땅에 지우는 것을 ‘제주’라고 하였지 ‘좨주’라고 기록한 것은 조선왕조실록과 고전번역원의 자료에서는 단 1건도 없는 것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