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례(祭禮) 시제(時祭)에 대한 문답
■ 제례(祭禮) 시제(時祭)에 대한 문답
인터넷에 올라 있는 자료로 옛날 제사 등에 대한 문답과 설명으로 당시의 제사 사정을 알아볼 수 있기에 참고사항으로 복사하여 올립니다.
● 동춘당집 별집 제2권
서(書) 사우(師友) 간에 강론(講論)한 것이다.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疑禮問解)
○ 제례(祭禮) 시제(時祭)
▲ 띠풀과 모래와 붉은 실
[문]
《가례》에서 ‘띠풀을 묶고 모래를 모은다.[束茅聚沙(속모취사)]’라고 한 것이 무슨 뜻입니까?
제시조조(祭始祖條)의 소주(小註- 큰 주석 아래 더 자세한 주석)에 이르러서 비로소 ‘띠풀을 8촌 정도의 길이로 잘라 붉은 실로 묶는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근거가 있는 것입니까?
다른 제사를 지낼 적에는 붉은 실로 묶지 않습니까?
[답]
제가(諸家- 여러 사람)들이 논해 놓은 바에서 상고해 볼 수가 있네.
○ 《가례집설》에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묻기를, ‘띠풀을 묶고 모래를 모으는 것은, 땅에다가 모래를 모으고서 띠풀을 묶은 것을 에워싸서 세워 놓는 것입니까?’ 하기에 ‘그렇다.’고 하였다.
다시 묻기를, ‘띠풀을 쓰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하기에 답하기를, ‘《예기》교특생(郊特生)에 이르기를,「술을 거르는 것은 띠풀로써 한다.」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에 이르기를, 「술의 탁함을 거를 때는 띠풀을 사용해서 걸러 맑은 술이 되게 하는 것을 이른다.」하였다.’ 하였다.
그러자 다시 묻기를,
‘띠풀을 혹 세 묶음을 쓰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하기에 답하기를, ‘살펴보건대,「술을 가지고 띠풀 묶음 위에 세 번 제주(祭酒)한다.[三祭于茅(삼제우모)]」는 것은, 술을 가지고 세 번 띠풀 위에 붓는 것이지, 세 단의 띠풀에 붓는 것이 아니다.
어찌 그 숫자가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근래에 다른 책을 보니「매 위(位)마다 한 차례 술잔을 올리는데, 술 석 잔을 가지고 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더욱더 잘못된 것이다.’ 하고, 또 말하기를, ‘부위(祔位)에는 진설하지 않는다.’ 하였다.” 하였다.
*부위(祔位)- 3년상(三年喪)이 끝난 뒤에 그 신주(神主)를 사당에 모셔 조상과 함께 한 곳에서 제사지내는 것을 말하며, 부위는 이때 신주를 모시는 자리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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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을 조금 다르게 아래와 같이 역문한 글도 있습니다.
(윗글의 문답에서 문의는 혹자이고 답변은 ‘주자’가 했는데 답변자인 ‘주자’를 빼버리니 사계선생의 답변인 것으로 여기게 합니다.)
문〕
《가례》의 ‘속모취사(束茅聚沙)’가 무슨 뜻인지요? 제시조조(祭始祖條) 소주(小註)에 이르러 비로소 “띠를 여덟 치로 잘라 붉은 실로 묶는다.”라고 하였는데, 이 또한 전거가 있습니까?
그리고 다른 제사에는 붉은 실로 묶지 않는지요?
답)
○《가례집설》에 “혹자(어떤 사람)가 ‘속모취사는 바로 모래를 땅에 모아 놓고서 띠 묶음을 그 모래에 세우는 것인가?’라고 묻자, [주자]는 ‘그렇다.’라고 대답하였고, 혹자가 또 ‘띠를 사용하는 것이 무슨 뜻인가?’ 하고 묻자, [주자]는 ‘《예기(禮記)》〈교특생(郊特牲)〉의 「술을 거르는 데 띠를 사용한다.〔縮酌用茅〕」라고 한 주에「단술은 흐리므로 띠를 사용해 맑게 한다.」라고 하였다.’ 하였고, 혹자가 또 ‘반재이뢰(盤載以酹)는 무슨 뜻인가?’라고 묻자, 주자는 ‘정자(程子)는「강신(降神)할 때는 잔에 술을 따라 반드시 땅에 붓는다.」 하였다.’ 하였다.
《가례》에도 이와 같고 반(盤)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그런데 유씨(劉氏) 보주(補註)의 제초조조(祭初祖條)에 이르러 비로소 ‘모반(茅盤- 띠풀을 얹는 그릇)’이란 말이 보이고, ‘띠를 여덟 치로 잘라서 붉은 실로 묶어 반(盤- 넓적한 그릇) 안에 세운다.’라고 하였다.
유씨는 필시 상고한 바가 있어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나, 시제 각조(各條)에는 주를 달지 않고 마치 초조(初祖)에만 그렇게 하는 것처럼 말하였으니, 감히 전거로 삼을 수 없다.
또 혹자가 ‘모혹용삼속(茅或用三束- 띠풀을 혹 세 묶음을 쓰는 것)이 무슨 말인가?’라고 묻자, 주자는 ‘고찰하건대 삼제우모(三祭于茅)는 띠 위에 술을 세 방울 떨어뜨리는 것이고, 세 묶음의 띠가 아니니, 아마도 그 수(數)가 잘못된 듯하다.
근자에 다른 책을 보건대 매 위(位)에 한 잔씩만을 올리니, 술 세 잔이라는 것은 더욱 옳지 않다.’라고 하고, 또 ‘부위(祔位)에는 하지 않는다.’ 하였다.” 하였네.
○ 《주례(周禮)》 주에 “반드시 모(茅- 띠풀)를 사용하는 것은 모의 성질이 유순하고 결이 곧으며 부드럽고 깨끗하기 때문이니, 제사를 받드는 덕이 이와 같아야 한다.” 하였네.
○ 《회통(會通)》 주에 “띠 한 움큼을 잘라 붉은 비단을 찢어 꼬아 만든 끈으로 묶어 모래 가운데 세우고서, 묶음의 구멍에 술을 부어 새어 내려가게 하기 때문에 이를 ‘축모(縮茅)’라 한다.” 하였네.
- 혹자는 “《의례(儀禮)》〈사우례(士虞禮)〉의 ‘저(苴)’가 띠〔茅〕를 사용한 시초인 듯하다.” 하였네. -
▲ 향을 피운 뒤에도 재배(再拜)한다.
[문]
《가례》를 보면 삭망(朔望)의 제사에는 향을 피우고 술을 부은 뒤에 각각 재배하고, 시제(時祭)를 지낼 때에는 단지 술을 부은 뒤에 한 번만 재배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뜻은 무엇입니까?
[답]
향을 피우고 재배하는 것은 양(陽)에서 신명(神明)이 오기를 구하는 것이고, 술을 부은 다음에 재배하는 것은 음(陰)에서 신명이 오기를 구하는 것이네.
시제를 지낼 때 한 번만 재배하는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인 듯하네.
그러므로《상례비요》에서는 삭참례(朔參禮)에 의거하여 두 차례 재배하는 것으로 보충해 넣었는데, 제대로 된 것인지는 모르겠네.
▲ 초헌(初獻)을 올릴 적에 밥그릇의 뚜껑을 연다.
[문]
제사를 지낼 적에 밥그릇의 뚜껑을 여는 것은 언제 하는 것이 마땅합니까?
[답]
제사를 지낼 때 밥그릇의 가운데에 숟가락을 꽂는 것은 비록 유식(侑食)할 때가 있으나, 뚜껑을 여는 것은 응당 초헌(初獻)을 올린 뒤와 축문(祝文)을 읽기 전의 사이에 열어야 하네.
《의례》의 특생궤식례(特牲饋食禮)를 보면 알 수가 있네.
○ 《의례》 특생궤식례에 이르기를,
“축(祝)이 잔을 씻어 술을 따른 다음 형갱(鉶羹- 五味오미로 양념한 국)의 남쪽에 올린다.
드디어 좌식(佐食)을 하고 뚜껑을 열라고 명한다.
그러면 좌식을 하면서 돈(敦)의 뚜껑을 열고 그 뚜껑을 돈의 남쪽에 뒤집어서[却] - 却의 음은 앙(仰)이다.- 놓는다.[祝洗爵 奠于鉶南 遂命佐食啓會 佐食啓會 却于敦南]”하였다.
문)
밥뚜껑을 여는 것은 개반삽시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초헌을 올린 뒤 개반 따로 하고 첨작 후 삽시 따로 라는 뜻인지요?
보통 제례의 절차에 따르면 첨작 후 개반삽시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서로 각기 다른 견해의 법도인지요? 가가례
답)
'예서'에 따르면, ‘계반개(啓飯蓋)’는 초헌(독축 전)에 합니다.
삽시정저(揷匙正箸)는 종헌을 올리고 유식에서, 첨작=> 삽시정저=> 합문의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유식(侑食)의 侑가 권한다는 의미로, 조상께서 흠향하시기를 권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묘제에서는 유식의 절차가 없으므로 초헌 때 ‘계반개, 삽시정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서'의 기록은 그렇더라도 지방이나 가문에 따라 절차가 다를 수는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