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음식
1. 고추. 마늘. 향료. 나물. 소금
1) 고추
붉은 고추는 산모가 아들을 낳게 되면 새끼줄에 달아매어 대문에 걸어둠으로서 외부에 출산을 알리고 부정을 막았다.
장을 담아 저장할 때에도 고추를 장항아리에 띄우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것은 귀신이 붉은 색을 싫어하기 때문에 생겨난 풍습이었다.
제사음식에 고추를 쓰지 않는 까닭도 붉은색을 띤 고추가 들어가 있는 음식을 보고 조상이 찾아오지 않을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제사 때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침채(沈菜-소금에 절인 채소)를 쓴다.
사찰에서는 수행자가 고요하고 안정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동물성 식품과 다섯 가지 매운 채소(오신채五辛菜-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무릇)를 금하고 있다.
2) 마늘
제사음식을 조리 할 때에 마늘을 쓰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다.
불가에서 오신채를 쓰지 않는 것은 <능가경>에는 '윤회 속에서 부모, 형제, 모시는 이와 부리는 이가 생을 바꾸면서 새와 짐승의 몸을 받았는데, 어떻게 그들을 먹겠는가?'라고 말하고 있으며, <범망경>에는 '날것으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을 일으키므로' 오신채를 금한다고 하였다.
유교, 불교, 도교 등 종교적 차원에서는 마늘이 음욕(음탕한 욕심)을 상징한다.
단군 신화에서 보듯 마늘은 곰을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는 강력한 약초로 여겨져 왔는데 종교에서는 마늘을 먹으면 사람의 정력이 강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늘은 음심을 돋우고 고춧가루는 붉은색으로 귀신을 쫒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고춧가루의 경우 붉은색을 생각하면 된다.
그 예로 동짓날 팥죽을 쑤어서 잡귀를 예방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귀신을 쫒는 부적도 붉은색으로 만드는 이유가 붉은색은 귀신을 쫒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3) 향료. 나물
진한 향이 나는 향료나 나물(마늘, 파, 고추, 부추, 미나리)을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데에 있다.
진한 향을 조상신이 싫어해서 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이런 것들이 음욕을 상징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4) 소금도 올리지 않는다.
그건 소금의 정화 효과로 귀신을 쫓는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 장사 집에서 나쁜 손님이 오면 쫓아내면서 재수 없다고 소금을 뿌리는 것이다.
5) 복숭아
복숭아는 요사스런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중국에는 복숭아와 관련된 고사가 많이 전하는데 그 중 서왕모(西王母; 도교 신화에 나오는 不死의 여왕)에 얽힌 고사에 따르면 복숭아나무는 신선과 더불어 있는 신령스런 나무로 이해된다.
그러므로 복숭아 열매는 신선들처럼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상징한다.
따라서 복숭아나무는 요사스런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믿어 제사상에도 올리지 않았고 심지어 집안에 심지도 않았다.
2. 생선
1) ‘치’ 자로 끝나는 고기
바닷고기 중에서 ‘치’자로 끝나는 고기인 갈치, 참치, 꽁치, 준치 넙치. 날치. 한치. 멸치 등과 ‘어’자나 ‘기’자로 끝나는 고기에 숭어, 민어, 농어, 조기 등이 있다.
‘어’자나 ‘기’자로 끝나는 고기는 고급 어종으로 분류가 된 고기들이고 ‘치’자로 끝나는 고기는 하급 어종인 꽁치. 준치. 멸치 등으로 분류된다.
조상님에 대한 예로서 최상의 음식을 대접한다는 예의에서 고급 어종은 제사상에 올리나 ‘치’자로 끝나는 생선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특히 갈치는 한자로 표기한다면 도어(刀魚)라 해서 칼을 상징하기에 쓰지 않는다.
등이 푸른 생선인 고등어, 방어, 정어리 등은 또 흔하고 천하다고 생각하여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다.
2) 비늘 없는 생선
비늘 없는 생선은 뱀장어 종류나 메기 등을 이른다.
예로부터 비늘이 없는 생선은 부정한 생선으로 구분을 하였기 때문에 부정한 음식을 조상에게 바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3) 기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생선
① 이면수
-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강하기 때문이다.
② 잉어
- 잉어는 성스러운 영물로 숭앙되기 때문에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③ 장어
- 이는 용과 그 모양이 비슷하여 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3. 기타
- 도라지나물도 하얗게 무치고, 닭찜도 간장으로만 조미한다.
- 떡을 올릴 때도 붉은 팥을 쓰지 않고 흰 고물을 내서 사용한다.
- 제사 음식은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은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부어서 죽은 분 제사에는 호박을 쓰지 않는다. - 호박은 부기를 빼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 제사 음식(고사 음식)을 변소, 외양간, 돼지우리에 놓지 않으면 복이 달아난다.
곳곳의 귀신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어야 해코지를 않는다.
- 머리카락
이것은 살아있는 사람도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가면 기분 나쁘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머리카락 역시 귀신을 쫒는 이유가 있다.
즉 머리카락을 태우면 나는 냄새 역시 귀신을 내모는 역할을 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뜻은 음식을 만들면서 소홀함이 없도록 조심하라는 뜻이다.
(소견)
왜 귀신이 붉은 색을 싫어하는가? 왜 마늘을 싫어하는가?
향료 냄새를 싫어하고 나물의 독특한 냄새를 왜 귀신 혼백이 싫어하는가?
붉은 실고추이든 붉은 고춧가루이든 붉은 색을 보고 제사상에 오시던 혼백귀신이 붉은 색을 싫어하여 아니면 겁을 내어 되돌아 가 버린다?
팥죽의 붉은 색을 보고 귀신이 접근하지 못하고 아이를 낳은 집 대문에 붉은 고추를 매달아 잡귀신을 막는다면 집안의 부엌신(조왕신). 마당신. 뒷간신은 어디로 가야하고 아이를 점지해준 삼신할머니는 귀신이 아닌가?
붉은 고추는 눈에 잘 띄니 경고의 의미이고 숯은 병균을 흡수하는 힘이 있으니 일반 부정스러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의미인 것이지 귀신이 붉은 색을 싫어한다느니 하는 것은 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알랴마는 만들어낸 말로 들린다.
그렇다면 온통 방안을 붉은 색으로 장식하여 잠자고 일상생활을 하면 해코지 하는 귀신의 접근을 막으니 잠도 더 잘 자고 일상생활도 더 잘하게 될까?
향료 냄새. 마늘의 독특한 냄새가 음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제사상에 올리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귀신혼백도 마늘을 먹으면 사랑하고 싶어진다는 말이 아닌가?
귀신 혼백끼리 마늘을 잡수시고 사랑하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닌가?
예부터 도덕군자를 논하는 분들은 그 고매한 인격과 품위를 높이기 위하여 이런 제약을 가하는 규약을 정하여 다른 사람들의 행하는 바를 규제하는 것이 형식상 필요하다고 생각한 때문일까?
여하간 규제하는 내용이 많고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복숭아는 공자님도 과일 중에 하품으로 쳤다.
과일의 한쪽 모양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고 색깔 또한 연한 살색과 붉은 색이 묘한 대조를 이루어 여자를 연상시키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보인다.
고증적인 말은 중국 고대부터 복숭아 나뭇가지는 귀신을 쫓는 의식에 쓰였다고 한다.
여하간 보기 좋고 맛좋은 복숭아를 과일의 하품으로 정하여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하니 이도 수긍이 가지 않는 이유이다.
복숭아 나뭇가지는 귀신을 쫓는 의식에 쓰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로 적합한 것 같다.
갈치, 꽁치, 준치. 넙치. 날치. 한치. 멸치 등 대체로 ‘치’자로 끝나는 고기는 하급 어종인 까닭에 제사상에 올리지 않고 고등어, 방어, 정어리 등 고급 어종은 또 흔하기 때문에 천하다는 생각을 하여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거기에 비늘이 없는 메기. 장어. 복어 류도 부정스러운 물고기로 분류하여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면수는 비린내가 매우 강하기 대문이고 잉어는 성스러운 영물로 숭앙되기 때문이고 메기는 용과 모양이 비슷하여 왕을 상징하기 때문이고 장어는 뱀 모양으로 부정스런 물고기로 보기 때문에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떻게 좋은 쪽으로 이해를 하면 이유가 타당한 것 같기도 하지만 잉어를 영물로 보는 시각도 문제이고 메기의 수염을 용 모양과 같이 보아 왕을 상징한다느니 하여 제사상에 올리지 못한다는 발상도 되짚어 볼 사항이다.
이 모든 사상이 중국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닭찜도 간장으로만 조미한다지만 간장의 성분은 소금이 아닌가.
제사 음식은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은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한다.
짜고 맵고 현란한 색깔의 음식을 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냥 제사상 음식은 소박하게 진설해야 한다고 하면 알아서 음식을 놓을 것이 아닌가.
부어서 돌아가신 분 제사에는 호박을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유는 호박은 부기를 빼는 음식이기 때문이란다.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는지 모르겠다.
부어서 돌아갔으니 제사상의 호박을 자시고 부기를 빼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부어서 돌아가신 분은 부어서 돌아가신 그대로 혼백을 맞이해야지 부기를 빼는 호박을 보면 제사상에 앉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머리카락도 귀신을 쫓는다고 한다.
머리카락을 태우면 그 타는 냄새가 역겨워 귀신을 내모는 역할을 한다는 속설이 있단다.
이것은 살아있는 사람도 밥상에 머리카락이 들어가면 기분 나쁘다.
귀신혼백에게 올리는 음식에 머리카락 같은 잡티가 들어가면 안 되고 정갈한 음식을 올려야 한다는 뜻이지 태우지도 않은 머리카락에 혼백이 역겨워 한다는 듯이 말하면 제사를 모시는 사람의 머리털을 보고 오든 귀신이 모두 되돌아가 버린다는 말과 같지 않은가?
참고 내용도, 본받을 내용도 아니고 그냥 잠시 생각을 주절대어 본 것뿐이다.
녹전 이이록(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