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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상(祭床)의 설치

녹전 이이록 2021. 11. 3. 08:46

제상(祭床)의 설치

 

좋은 내용의 글이 있어 참고로 복사하여 올립니다.

 

4대조 봉사(奉祀)를 하는 종가(宗家)이면, 대수(代數)에 따라 고위(考位)와 비위(妣位)를 합설(合設)하되, 각각 따로 제상을 설치해야 하므로 4개의 제상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제상이 하나인 집이 대부분이므로 한 상에 부부를 윗분부터 차례대로 지내면 된다.

 

부자간이나 고부간을 한 상에 차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지금 사람들이 민주적이라 해서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밥을 한 상에 차려 놓고 먹는 경우가 있지만, 마음이 불편하고 거북한 점이 더 많을 것이다.

 

소견)

기제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기일이 달라 부자간이나 고부간에 한상에 차려 제사를 지낼 수가 없습니다.

 

현대에는 부자간. 고부간에 식사는 한 식탁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뭐든지 옛날 관습에만 매어 안 된다고 하면 근래에 식구들이 같이 앉아 식사하는 것조차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차례는 설. 추석에 모시는 기제사 대상 조상님을 한자리에 모셔 약식으로 간단하게 모시는 제사로 지방에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 등 여러 신위를 모셔 놓고 축문 없이 한잔 술만 올리는 형식으로 올리는 제사입니다.

 

제수(祭羞)의 마련

 

제수는 아주 간소하게 마련해 절약정신을 살려야 한다.

 

명절 차례에 육적(肉炙· 고기 적), 어적(魚炙· 생선 적), 소적(蔬炙· 두부 및 채소 적), (), (), (), 나박김치, 나물류, 간장, 식혜, 과일, , 시루떡 등을 들고 있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를 다 각 신위마다 마련하여 차릴 수는 없는 것이다.

 

추석 차례에는 햅쌀밥이나 송편을 주로 하며, 나물과 고기 등을 추가한다.

추석 차례에 밥을 올리면 국이 있어야 하고 따라서 밥반찬이 따르게 마련이다.

밥을 놓지 않으면 반찬은 필요 없는 것이다.

 

제사에 반드시 무슨 음식을 꼭 써야 한다는 법은 없다.

제사 지낼 그 시절에 생산되는 일반적인 음식물을 정성으로 마련하여 쓰면 되는 것이다.

 

시루떡을 쓸 수도 있지만 차례에 일부러 시루떡을 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옛날에는 바다와 먼 곳에서 생선을 구하기 어려웠으므로 포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조기를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이 아니며, 여름철에는 감과 밤, 대추 등을 구할 수 없으므로 말린 대추나 곶감을 썼던 것이다.

 

탕 또한 삼탕(三湯)은 대부이상이라야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일반인은 탕 한 가지만 쓰거나, 없을 수도 있었다.

벼슬에 따라 차등을 둔 것은 사치와 낭비를 피하고 검소하게 하라는 뜻이다.

 

나물은 삼색(三色)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두 가지 정도면 충분하다.

반드시 삼색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 전과 함께 곁들여 한 접시에 쓸 수도 있다.

 

조상님들이 제상을 작게 한 것과 제기 접시가 작은 것은 가난하고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검소하고 절약하는 정신을 살리라는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

 

제수(祭羞)의 진설(陳設)

 

제수는 가급적 굽이 달린 접시나 받침이 있는 것을 사용한다.

같은 종류의 음식은 한 접시에 괴어서 접시 수를 줄인다.

 

제수를 진설하는 데는 여러 가지 설이 많다.

대제(大祭)나 기제사(忌祭祀)의 경우는 제수가 조금 많으므로 진설이 복잡하지만 차례의 경우는 간단하다.

 

진설은 지방과 문중에 따라 다르다.

제사는 5열로 놓는 것으로 알지만 차례는 차린 음식이 많지 않으므로, 3열이나 4열 정도가 알맞을 것이다.
제사상은 밥상과 주안상, 다과상을 합쳐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진설하기가 쉽다.

 

신위를 기준으로

1열에는 송편()과 술잔을 놓고 두 분인 경우 시접은 가운데 놓는다.

2열에는 탕, , , 생선을 놓으면 된다.

3열에는 나물과 나박김치, 식혜 등 반찬을 놓는다.

4열에는 다과를 놓으면 된다.

 

해석하면 식사를 하시면서 반주를 하고 안주는 평소 못 드시던 고기반찬이나 전을 드시라고 앞에 놓는 것이고 나물이나 김치는 늘 드시던 것이므로 그 다음 열에 놓은 것이다,

 

식사가 끝나면 다과와 식혜를 드셨던 것이다.

과일을 진설하면서 홍동백서니 조율시이(조율이시)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과일도 홀수로 놓으며 꼭지 또한 위로가게 한다고 하지만, 대추나 밤을 홀수로 세는 사람 없고 감을 꼭지가 위로 가게 놓는 사람도 없다.

예서에는 없는 걸 현대에 만들어서 티격태격하고 있다.

 

또한 부모님이 좋아 하셨다면 포도나 바나나, 레몬 등을 올려도 무방하다.
다만 이것이 반드시 표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지극한 정성을 가진 자손들은 제사를 이것 보다 훨씬 더 잘 지낼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제사 때문에 자손들이 고통을 겪는다든가, 특히 주부가 제사 때문에 정신적·경제적으로 괴로워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제사는 실질적으로 제사를 통해 내 자신과 후손들을 조상이 잘 돌봐주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절이나 교회 가서는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자진하여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분들의 마음도 내 자신과 후손들 때문일 것이다.

제사를 통해서 내 자신은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고, 자식들은 부모가 조상을 위해 정성을 드리는 모습에서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는 아닐는지.

 

조상에 대한 나의 작은 정성이 가족을 화목 시키고 자녀의 정서가 맑아진다면 봉사할 값어치가 충분하다고 본다,